홈플러스의 '가습기청정제'를 사용했다 폐이식을 받은 20대 여성 사진 =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한 검찰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9일 롯데그룹 신씨 일가의 검찰 고발에 이어 이번에는 홈플러스 전‧현직 임원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일 오전 11시 홈플러스 합정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엔 홈플러스의 전‧현직 임원을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의 책임을 물어 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삼성물산과 삼성테스코 등의 전‧현직 임원 40명을 고발하고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 및 출국금지 조치를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마찬가지로 자체 '프라이빗 브랜드(PB)'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했다. '가습기청정제' 2003년부터 가습기살균제 판매가 전면 금지된 2011년까지 9년간 홈플러스에서 판매된 상품이다.

정부의 1‧2차 피해 조사 결과를 보면 홈플러스의 가습기청정제를 사용하다 사망한 소비자는 15명이다.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40명으로, 모두 55명이 해당 제품을 사용하다 피해를 입었다. 옥시레킷벤키저, 애경, 롯데에 이어 4번째로 많은 피해자 수다.

이같은 피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대 여성인 이모씨는 홈플러스의 가습기청정기를 사용하다 호흡곤란을 일으켜 2011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2014년 4월 정부로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판정받은 이들 중 한 명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폐 이식 수술비용으로 1억 3천만 원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어떠한 사과와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이같은 근거를 들어 홈플러스를 설립한 삼성물산의 이승한, 설도원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급 6명과 합작회사인 영국 다국적기업 ‘테스코(TESCO)’의 외국인 임원 22명을 고발 대상 명단에 올렸다.

또 2015년 홈플러스 지분을 인수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임원 12명을 추가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삼성은 한국에서 가장 큰 회사이고, 테스코는 영국에서 가장 큰 유통회사”라며 “삼성그룹은 이제라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지난달 23일 옥시레킷벤키저를 시작으로 롯데쇼핑, 홈플러스, 애경, SK케미칼, 이마트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와 관련된 업체를 순차적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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