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 누적 등록대수 추월한 친환경차, 하이브리드차가 리드
친환경성에 의문 부호 있는 하이브리드, 향후 흐름 주시해야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중립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보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처음으로 휘발유, 경유, LPG 등 내연기관차의 판매는 줄어들고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우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며, 해외의 경우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친환경차의 지속적인 보급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지속 성장하는 친환경차, 지난해 LPG차 추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전기, 수소, 하이브리드차).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전기, 수소, 하이브리드차).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 친환경차 누적 등록 대수는 총 212만1000대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차 154만2000대, 전기차 54만4000대, 수소차 3만4000대 순이다.

같은 기간 국내 LPG차 누적 등록대수는 183만3000대로, 지난해 최초로 친환경차가 LPG차의 누적 등록대수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등록 비중에서도 친환경차는 8.2%, LPG차는 7.1%로 나타났다.

LPG는 화석연료지만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유해물질이 적게 배출돼 친환경차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탄소중립이 글로벌 흐름으로 자리잡고 전기, 수소 등 완전히 무해한 친환경차들이 더 큰 주목을 받으면서 LPG차 판매는 감소하고 있다.

실제 완성차 업체들 역시 LPG차 모델을 단종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지난해 정부는 LPG차의 신규·변경·이전 등록 및 휘발유·경유차 개조를 전면 허용하는 등 시장활성화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친환경차의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차는 전년 대비 53만 대(전기차 15만4000대, 수소차 4000대, 하이브리드차 37만2000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석연료를 넣어야 하는 내연기관차량의 경우 휘발유차가 전년 대비 24만5000대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경유차가 25만8000대, LPG차가 7만2000대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8만5000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친환경차 인기 주도한 하이브리드…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 가교 역할 가능할까

친환경차 인기를 이끌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차 인기를 이끌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이러한 친환경차의 인기를 이끈 것은 전기차와 수소차가 아니다. 국내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는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달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을 통해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전년비 1.1%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비 42.5% 증가했다”며, “대중소비자 중심 전기차 구매 유보 및 하이브리드차 쏠림이 확대되는 과도기적 수요특징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친환경차의 열풍을 이어간 것은 하이브리드차인 셈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모두 탑재한 자동차로, 구동력의 필요에 따라 전기모터, 엔진 등을 사용하고, 감속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자동차다. 즉 내연기관차의 장점과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결합한 자동차다.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 저감 등으로 인해 전기차의 수요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 시장만의 모습은 아니다. 중국을 제외하고 미국, 유럽 등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국내외 글로벌 완성차 기업 역시 하이브리드차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이어줄 매개체”라며 “전기차, 수소차가 원활하게 보급·가동되기 위한 인프라나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 하이브리드차의 수송부문 탄소저감 역할이 계속될 것이며 인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해외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차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했으며, 유럽 역시 2035년부터 EU 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연합의 경우 2025년 자동차부문 온실가스 저감 목표는 1km당 81g로 일부 하이브리드차는 이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며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세제지원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자동차 평균 소비효율 및 온실가스 배출 허용기준을 설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부문 온실가스 저감 목표는 10인승 이하 승용차 기준으로 2025년 1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89g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기준을 강화해 2030년 70g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경우는 2025년 1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81g을 설정, 2030년 59g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사실상 전기차와 수소차만이 달성 가능한 목표다.

이호근 교수는 “다만 전기차의 보급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기준과 정책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최근 출시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경우 배출 허용 기준을 충족하는 만큼 기술력에 따라 친환경차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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