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삼성리서치 방문으로 첫 행보…6G 기술 주목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방문…AI 반도체 전략 점검
기아에서 첫 신년회 연 현대차그룹…'끊임없는 변화' 강조

지난 10일 첫 현장 경영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은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0일 첫 현장 경영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은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새해를 맞아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그룹 총수들의 행보는 그룹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업과 올 한 해 경영 방향성이 드러나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새해를 맞아 각자의 방식으로 현장 경영을 펼치며,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의 방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우선 이재용 회장은 지난 10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의 삼성리서치를 방문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로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로서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AI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네트워크 통신기술 현장을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이 회장은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를 살펴보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업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6G는 기존 인공지능을 내재화해 5G보다 운영 효율과 네트워크 성능을 개선한 기술로, AI, 자율주행,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해줄 핵심 기반 기술로 꼽힌다. 6G 개발은 미래 신기술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히는 만큼 6G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업 및 국가 차원의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유다.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전했다.

6G는 2025년 글로벌 표준화 절차를 시작으로 2030년 전후로 본격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는 기술적 노하우와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칩까지 아우르는 기술 포트폴리오 장점을 활용해 6G 통신 분야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첫 현장경영 행보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은 SK하이닉스 경영진에게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SK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4일 첫 현장경영 행보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은 SK하이닉스 경영진에게 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SK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해 첫 번째 현장 경영으로 주목한 사업은 ‘반도체’였다. 최 회장은 지난 4일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과 함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의 성장동력과 올해 경영방침을 점검했다.

현재 AI는 산업은 물론 일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기술로 꼽힌다. 다양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기술에는 연산시간을 단축하는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데,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핵심 반도체가 HBM이다. 여러 개의 D램을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HBM은 AI 필수 반도체로 불린다.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현존 최고 성능의 HBM인 HBM3E 개발에 성공하면서 경쟁사에 비해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지난 조직개편에서 ‘AI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비즈니스’ 조직을 새롭게 편제하는 등 미래 AI 인프라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여러 관점에서 사이클과 비즈니스 예측 모델을 만들어 살펴야 한다”며 “특정 제품군만 따지지 말고 매크로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마켓도 이제 월드마켓이 아니라 분화된 시장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고 거시 환경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빅테크의 데이터 센터 수요 등 고객 관점에서 투자와 경쟁 상황을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이해관계자를 위해 AI반도체 전략의 토털 솔루션 접근을 강조했다.

지난 3일 최초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하고 올해 경영 비전을 밝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3일 최초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하고 올해 경영 비전을 밝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전기차 전용 공장인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하며 첫 행보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이날 구성원들에게 “올해를 한결 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해로 삼겠다”며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자동차가 아닌 기아에서 신년회를 가진 것은 1999년 기아 인수 및 그룹 편입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으며, 생산 공장에서 신년회를 개최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만큼 정 회장이 전기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분석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발언대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CES 2024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수소경제 실현,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PBV(목적기반 차량), UAM 등 다양한 미래 비전을 선보이고 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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