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강화에 CFD사태까지…바람 잘 날 없던 상반기
사건사고에도 코스피는 ‘+20%’ 코앞
“하반기 코스피 2800 간다”

<편집자주> 글로벌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CFD사태·새마을금고사태 등 국내 금융시장의 잡음이 지속됐던 상반기 증권가. 반면 코스피 지수는 2600포인트를 회복하고,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이 반등하면서 증권업계에 훈풍이 불기도 했다. 상반기 주식시장과 증권업계를 결산하고, 기업 이익 반등과 내년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될 하반기 주식시장 및 증권업계의 이익 전망을 집중 조명해본다.

상반기 국내 증시는 긴축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CFD 사태, 새마을금고사태 등 다수 파고를 겪는 와중에도 훌쩍 올랐다. ‘증시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오랜 증시 격언 그 자체였다.

상반기 주식시장은 다수 우려 요인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상반기 주식시장은 다수 우려 요인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Unsplash)/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1월 코스피는 한 달 새 10% 껑충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속 금리인상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확산한 가운데 펼쳐진 예상외의 강세였다. 로봇 관련주 등 미래산업과 관련된 테마들이 대거 올랐다.

물가 지표가 서서히 둔화되고 있었고, 연준의 긴축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낙관론이 증시를 지배했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까지 확산하는 상황이었다. 증시 주변 자금도 대폭 회복됐다. 연초 43조원대까지 하락했던 투자자예탁금은 50조원대를 회복했고, 지난해 하반기 우리 증시를 대거 팔아치웠던 외국인들도 돌아오고 있었다.

곧장 다음 달엔 물가 지표가 문제가 됐다.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4% 오르면서 월가의 예상치(6.0%)를 상회했다. 주거비 상승과 에너지 가격의 반등으로 물가 둔화 속도가 정체되면서 시장의 긴축 우려를 키웠다. 2월 연준은 지난해 빅스텝(50bp,0.5%), 자이언트 스텝(75bp, 0.75%)을 뒤로하고 25bp(0.25%)를 인상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다. 매파적 기조는 여전히 유지했다.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예상에 달러 원 환율이 급등했고, 외국인 매수세가 잦아들며 증시는 횡보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국내증시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한 달여 횡보장이 끝나자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진 거침없는 랠리가 이어졌다. 좀처럼 넘지 못했던 코스피 2500포인트 벽도 훌쩍 넘겼다. 시장은 2차전지 관련주가 주도했다. 지금 코스닥 대장주로 우뚝 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3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각각 약 165%, 70% 가량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상반기 코스피 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그린포스트코리아

상승장도 잠시 4월 말 SG증권발 대규모 하한가 사태가 증시를 강타했다. 4월 24일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을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집중되면서 8개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 중 일부 종목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기도 했다.

주가조작 의혹이 붙기 시작했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정보 공개가 제한적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활용한 주가 조작 정황 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했고, 증시의 충격파는 불가피했다. 코스피가 2500포인트 아래서 헤매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혼란은 5월 중순까지 지속됐다.

단기 조정 후 증시는 진정됐지만 대출 규모 확대와 연체율 증가로 새마을금고의 부실화 우려에 따른 대규모 인출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코스닥 지수가 3% 이상 하락하는 등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탄 마련을 위한 대규모 매도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국은 서둘러 사태 진화에 나섰고, 뱅크런은 진정됐다.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증시에 피로감이 유입되고 있지만 물가 안정과 기업 이익 회복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 증시 역시 상승장일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증시는 직전 고점(코스피 2650선) 돌파 및 안착과정에서 등락은 있겠지만 7월~8월 중 2800선 돌파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경제지표 회복 동력에 중국 경기회복 등 중국발 훈풍이 가세할 경우 위안화 및 원화 강세 압력이 높아지고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의 상승을 이끌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d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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