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1000만톤 넘겨...전체 '상위10'에 올라
HD현대오일뱅크도 기후위기 기여도 높은 것으로 평가

(출처 S-OIL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출처 S-OIL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 업종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곳은 에쓰오일(S-OIL)이며, 소비한 에너지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HD현대오일뱅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소장 최동진)는 이런 내용의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분석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분석 프로젝트’는 연간 온실가스를 100만톤 이상 배출하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책임성(온실가스 배출량) ▲효과성(온실가스감축률) ▲투명성(정보공개) ▲효율성(탄소집약도) ▲적극성(감축노력) 등 모두 5개의 영역(지표)에서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평가하는 작업이다.

석유화학 정유 업종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그린포스트코리아
석유화학 정유 업종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그린포스트코리아

◇ S-OIL, 온실가스배출 1000만톤 넘어 책임성 평가 ‘최악’ 

S-OIL은 2021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3만톤에 달해 분석대상 14개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정부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으로 정한 1077개 기업을 통틀어서도 10위에 드는 배출량이다. 이번 분석대상 기업 가운데 1000만톤이 넘는 곳은 S-OIL이 유일하다.

LG화학이 901만톤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GS칼텍스가 845만톤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HD현대오일뱅크(751만톤), 롯데케미칼(705만톤), SK에너지(670만톤) 등의 순이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이 분석대상 14개 기업 전체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4%에 달한다. 특히 5개 정유업체의 온실가스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HD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배출량 3년간 20% 이상 증가
SK이노베이션 계열사 3곳은 9.5 ~ 20% 감축 ‘효과성 우수’

온실가스 감축률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효과성 지표에서 최악의 성적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8년 대비 2021년에 21.5%가 늘어 분석대상 기업 평균 증가율 5.5%의 4배 가까이 됐다. 롯데케미칼도 이 기간 증가율이 20%에 달했다. 

여천NCC(14.8%), S-OIL(13.8%), LG화학(11.7%), 한화토탈(10.8%) 등도 10% 이상 증가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기업을 보면 OCI가 무려 –42.2%로 가장 많고 SK지오센트릭이 –20%로 뒤를 이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 –16.8%, SK에너지 –9.5%, 금호석유화학 –1.6% 등이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이 기간 온실가스를 상당량(10~20%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픽 황대영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래픽 황대영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유사들, 에너지 소비량 대비 탄소발생 많아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S-OIL 등의 순

효율성 지표는 탄소집약도로 평가하며, 개별기업이 소비한 에너지에서 발생한 CO2량을 총 에너지소비량으로 나눠 구한다. 탄소집약도 값이 클수록 단위당 온실가스배출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같은 열량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석탄을 소비하는 것이 천연가스를 소비하는 것보다 탄소집약도가 높다.

이번 분석대상 기업의 탄소집약도는 정유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유 5개사 평균은 80.4, 9개 석유화학 기업 평균은 53.1이다.

탄소집약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HD현대오일뱅크로 93.0이었다. SK에너지가 90.9, 금호석유화학 80.6, S-OIL 77.2, GS칼텍스 72.9 등으로 높았다.

SK인천석유화학이 36.2로 가장 낮아 효율성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SK지오센트릭(43.9), 한화토탈(45.4) 대한유화(49.3)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 온실가스 감축노력 ‘적극적’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도 2030,2050 탄소감축목표 설정 

이번 프로젝트팀은 개별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과 이행여부를 기준으로 ‘적극성’을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2030년 및 2050년 감축목표 설정 등이 평가요소다.

프로젝트팀은 “일부 업체의 경우 2030년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정량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명확한 기준 없이 목표치를 밝히기도 했다”면서 “이에 목표설정 여부, 목표의 적극성을 구분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평가결과 LG화학은 5개 척도를 모두 충족해 5점 만점을 받았다.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은 5년 이내의 단기감축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각각 4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들은 개별 기업들의 목표가 아니라 SK이노베이션 전체 통합 목표를 제시해 50%의 점수만 받았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지 않을 경우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인천석유화학 등도 모두 5점 만점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전체 분석대상 기업의 절반인 7개사는 단 1점도 받지 못했다.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여천NCC, 대한유화, OCI, 현대케미칼 등이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정보공개 우수
여천NCC는 정보공개 전무...투명성 ‘의심’

투명성 지표는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산정하고 공개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지속가능보고서(ESG보고서) 발간주기, 보고서를 통한 온실가스정보 공개 여부 등이 평가의 구체적인 요소들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여천NCC만이 유일하게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기준으로 투명성을 평가한 결과에서는 LG화학, 금호석유화학, S-OIL 등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분석대상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배출량은 Scope3까지 산정해 공개한 곳은 모두 7개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S-OIL,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인천석유화학, 한화토탈 등이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은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주요 업체들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분야로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어서 당분간 이들 업종의 온실가스배출량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들 업체들이 제시하고 있는 탄소감축 방안들이 단기간에 상용화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기후위기 기여도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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