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스타’ 개발 과정에서 아트디렉터와 의견충돌

팀 케인(사진=팀 케인 유튜브)/그린포스트코리아
팀 케인(사진=팀 케인 유튜브)/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의 스타 개발자 팀 케인(Tim Cain)이 엔씨소프트에서 ‘와일드스타’를 개발하다가 돌연 퇴사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새로 부임한 아트 디렉터와 심한 갈등을 빚었고, 결국 책임 떠넘기기까지 당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와일드스타’는 엔씨소프트의 북미 개발사 카바인 스튜디오가 개발해 2014년 출시한 PC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초기 개발자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았고, 출시 초기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하드코어한 게임이라는 평가 속에 이용자는 급감했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2018년 카바인 스튜디오를 폐쇄하고 ‘와일드스타’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폴아웃’의 핵심 개발자로 유명한 팀 케인은 카바인 스튜디오에 개발 디렉터로 합류했으나, ‘와일드스타’가 출시되기 전인 2011년에 중도 하차했다. 그는 그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엔씨소프트에서 퇴사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와일드스타(출처=엔씨소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와일드스타(출처=엔씨소프트)/그린포스트코리아

팀 케인은 “카바인 스튜디오는 내가 일했던 최고의 회사 중 하나”라며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인력들이 모였고 급여도 엄청나게 높았다”고 전했다.

이어 “2008년 엔씨소프트에서 엔진과 아트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파견됐는데, 그가 기획 디렉터를 포함해 모든 기획팀을 해고했다”며 “아무도 빈 자리를 맡으려고 하지 않았고, 책임자는 나에게 기획 디렉터를 맡지 않으면 카바인 스튜디오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그 자리를 수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새로운 아트 디렉터 A씨가 회사에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케인은 “A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A는 나에게 아트팀의 의견을 절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내가 와일드스타의 직업 중 하나인 스펠슬링어는 아트팀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고 반박했지만, A는 위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아트팀을 배척하는 것)을 들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후 ‘와일드스타’ 개발진은 케인의 편과 A의 편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었다.

케인이 퇴사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엔씨소프트의 QA팀에서 내놓은 보고서였다. 카바인 스튜디오의 책임자는 “보고서의 불만사항은 100% 기획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케인이 보고서를 살펴보니 기획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 긍정적이었고 아트에 대한 불만 사항이 대부분이었다. 케인은 책임자에게 찾아가 “거짓말을 했다”며 화를 내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이틀도 지나지 않아 수석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일부 개발진들도 함께 회사를 떠났다고 케인은 전했다.

한편 ‘와일드스타’의 서비스가 종료된지 몇년이 지났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게임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북미 게임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게임을 재출시해달라는 의견이 지지를 얻기도 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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