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선착순 이벤트에서 중국 국적 참가 금지

릴리트 동상(출처=블리자드)/그린포스트코리아
릴리트 동상(출처=블리자드)/그린포스트코리아

블리자드가 ‘디아블로4’ 출시 기념 이벤트에서 중국 국적 이용자들을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중국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문제가 된 이벤트는 6월 초 시작된 ‘하드코어 100레벨 달성 경쟁’ 이벤트다. 블리자드는 하드코어 모드에서 100레벨에 먼저 도달한 이용자 1000명의 이름을 캘리포니아 어바인 본사 캠퍼스에 있는 ‘릴리트’ 동상에 새기기로 했다. 하드코어 모드는 게임 내에서 사망했을 때 부활하지 못하고 1레벨부터 다시 키워야 하는 모드다.

캘리포니아 어바인 본사의 릴리트 동상(출처=아담 플래처 블리자드 커뮤니티 디렉터 트위터)/그린포스트코리아
캘리포니아 어바인 본사의 릴리트 동상(출처=아담 플래처 블리자드 커뮤니티 디렉터 트위터)/그린포스트코리아

1000명의 인원은 한달도 안돼 채워졌다. 블리자드는 2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재 자격을 충족한 이용자들을 확인하고 있다”며 “최종 명단이 준비되는대로 소식을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미성년자 및 일부 국가의 거주자들은 이 이벤트에 참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블리자드는 “2023년 5월 26일 기준으로 만 18세 이상 또는 해당하는 관할 구역의 성년으로서 러시아, 벨라루스, 쿠바, 이란, 북한, 수단, 크림반도, 시리아 및 기타 법으로 제한되거나 금지된 지역의 거주자가 아니어야 하며, 중국(홍콩, 마카오, 대만은 이 규정에서 제외) 거주자가 아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중국 거주자들의 참가를 금지하는 문구(출처=블리자드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중국 거주자들의 참가를 금지하는 문구(출처=블리자드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이 사실이 중국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등극하면서 중국 내 여론은 뜨겁게 불탔다. 중국 이용자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했다며 블리자드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또한 블리자드가 중국 e스포츠 선수들에 이어 일반 이용자들까지 차별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블리자드는 올해 1월 ‘하스스톤’ e스포츠 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한다고 발표하며 중국 이용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블리자드가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중국 현지 파트너가 없어서다.

반면 일부에서는 블리자드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블리자드는 넷이즈와의 재계약이 결렬되자 올해 1월 주요 게임들의 중국 서비스를 모두 종료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디아블로4’도 중국에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중국 전용 서버가 없기 때문에, 중국 이용자들은 거주지를 홍콩으로 기재한 후 아시아 서버에서 ‘디아블로4’를 플레이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블리자드가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서비스를 재개한다면 중국인들도 이벤트에 다시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유명 인플루언서 설폭군(雪暴君)은 블리자드에 대한 무조건적인 분노를 경계해야 한다며 “광신도들의 논리대로라면 미성년자들도 차별을 받는다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한편 ‘디아블로4’는 중국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 사상 가장 높은 출시 판매액(출시일로부터 5일 기준)을 기록했다. 블리자드에 따르면 ‘디아블로4’는 출시 5일만에 전 세계에서 6억6600만달러(약 854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마이크 이바라 블리자드 사장은 “앞으로도 플레이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디아블로가 향후에도 계속해서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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