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공모전에 AI 허용 방침…이용자들 반응 ‘싸늘’

(사진=네이버웹툰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네이버웹툰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네이버웹툰이 개최중인 ‘2023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에 AI(인공지능)로 제작한 웹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AI 논란 이후 네이버웹툰이  AI 작품 출품을 허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반응이 냉담해 수상까지는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논란은 22일 네이버웹툰에 올라온 신작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에서 시작됐다. 이 웹툰은 공개되자마자 생성형 AI에게 작화를 맡긴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다. 배경이 컷마다 바뀌고 손이나 귀 등 인체 말단의 표현이 어색했기 때문이다. 또한 유모가 침대 위로 올라가 서 있는 등 어색한 구도도 발견됐으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캐릭터를 빼닮은 인물도 등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웹툰을 제작한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AI 사용을 일부 인정했다.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웹툰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줄여보고자 작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AI로 보정 작업을 진행했다”며 “그러나 창작 자체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한 것”이라고 강조했했다. 이어 “독자님들이 지적해주신 부분들은 개선했으며, 이후 모든 원고는 AI 보정 없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된 이유는 웹툰업계에 AI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AI가 다른 작가의 그림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금지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작업 효율성을 위한 편의 기구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AI로 그린 그림이라는 점을 웹툰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명백한 기망행위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웹소설업계에서는 표지나 삽화를 AI로 제작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지만 대부분 ‘AI로 제작한 이미지’라는 점을 명시해 독자들의 반감을 줄이고 있다.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의 논란이 식지 않은 가운데, 네이버웹툰측은 23일부터 진행되는 공모전에 AI 작품을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관련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현재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AI로 제작된 작품도 접수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자가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AI 사용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웹툰의 입장이 알려진 후 공모전에는 AI 작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5일 네이버웹툰 도전만화 인기 1위에 오른 ’팝콘예술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만화에는 교실에 앉아 있는 인물들의 책상 아래 하반신이 모조리 사라지는 등 미숙한 부분이 여럿 발견됐다. 

팝콘예술학교(사진=네이버웹툰 도전만화)/그린포스트코리아
팝콘예술학교(사진=네이버웹툰 도전만화)/그린포스트코리아

다만 아직까지 AI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노력 없이 마우스 몇 번 클릭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딸깍이’, ‘공장’ 같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6일 기준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의 별점은 1.99점(10점 만점), ‘팝콘예술학교’의 별점은 1.56점에 불과하다. ’팝콘예술학교’의 인기 순위는 당일 1위에서 다음날 9위로 수직 하락했다. 네이버웹툰의 공모전에는 독자 반응도 반영되기에 AI 작품들이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독자 뿐만 아니라 웹툰지망생들의 거부감도 거세다. 한 웹툰지망생은 “이번 공모전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AI 작품을 허용한다니 힘이 빠진다”며 “만일 AI 작품이 당선된다면 웹툰을 포기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dmseo@greenpost.kr

키워드

#네이버웹툰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