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시민연대, 2023 50대 기업 ESG평가지수 발표
국내 대기업 ESG 경영, 상위 그룹과 하위그룹 양극화 심화
ESG 흐름 발맞추는 상위권 그룹, ESG 퇴보한 하위권 그룹

50대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2023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를 발표한 경제민주화시민연대(사진=경제민주화시민연대)/그린포스트코리아
50대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2023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를 발표한 경제민주화시민연대(사진=경제민주화시민연대)/그린포스트코리아

대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력을 갖춘 상위 그룹사는 ESG 경영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 반면, 하위 그룹사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까지 우려되고 있다.

327인의 전문가들이 선정한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50대 기업집단의 ESG 성적표가 발표됐다. 시민단체인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10일 ‘2023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50대 그룹 중 상위 기업집단은 국제 기준에 맞춰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하위 그룹은 지난해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보다 퇴보한 것으로 나타나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 시민사회·전문가가 측정한 대기업 ESG 평가, “1위는 SK, 최하위는 태광”

지난해 4월 시민사회 최초 50대 기업 ESG 평가지수를 발표한 바 있는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올해도 50대 기업의 ESG 평가지수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는 327인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50대 기업의 공시자료와 ESG리포트, 언론보도, 국내외 평가지수 등의 공개자료 빅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번 ESG 평가 결과, 50대 기업 집단의 ESG 지수는 이전 대비 전체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ESG 평가지수의 중간값은 300포인트 만점에 159.10 포인트로 지난해 174.92 포인트 대비 하락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이러한 이유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SG 평가지수의 1위는 SK그룹이 차지했다. SK그룹은 ESG 평가지수는 248.94 포인트로 지난해 225.71 포인트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삼성그룹(237.83 포인트),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221.03 포인트), 4위는 LG그룹(215.98 포인트), 5위 포스코(207.37 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최하위 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광그룹이 선정됐다. 태광그룹은 일감몰아주기 등의 오너리스크와 방사성 폐기물 이전 연기, 흥국생명 채권사태의 경제 여파 등의 사회적 논란을 야기해 이와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태광그룹의 평가지수는 120.42 포인트로 지난해 125.74 포인트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계 14위이자 지난해 ESG 지수평가에서 6위를 차지했던 카카오는 올해 ESG 지수평가에서 31위로 급락했다. 카카오는 스톡옵션 행사 논란, 서버 다운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야기, 자본시장법 위반 사법리스크 등이 평가 하락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계 순위 26위의 하림도 이번 평가에서 40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림은 공정위 담합과 지배구조 개편, 사외이사 적절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시한 정부 ESG 가이드라인을 시민사회 관점으로 확대 적용한 60개 문항 평가지표에서 나타난 계량화 평가 결과, 적지 않은 기업집단의 오너리스크, 환경위협, 준법 경영, 노동인권 등이 여전한 문제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상위권 그룹과 하위권 그룹 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2023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사진=경제민주화시민연대)/그린포스트코리아
상위권 그룹과 하위권 그룹 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2023 시민사회 ESG 평가지수'(사진=경제민주화시민연대)/그린포스트코리아

◇ ESG 경영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 심화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상위 기업집단과 하위 기업집단 간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평가 결과, 중간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상위 5개 기업의 ESG 포인트는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200포인트를 넘은 기업은 1, 2위 기업집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위그룹까지 200포인트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상위권 5개 기업집단의 평균치는 226.23 포인트로 지난해 203.40 포인트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상위권을 차지한 그룹들은 재계와 업계를 선도그룹들로 ESG 경영 확대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 ESG와 탄소중립에 대해 글로벌 규제화가 이뤄지면서 상위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기준에 맞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위권 5대 그룹의 평균치는 136.03 포인트로 작년 137.64 포인트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의 기본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분 뿐만 아니라 노동, 준법 등에서 문제가 나타났다.

이형철 경제민주화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하위권 기업집단의 ESG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일부 하위권 대기업은 사내행사까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ESG 경영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준법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린워싱을 지적했다.

한경주 경제민주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재계 상위 10대 기업을 제외하고 중하위권 그룹의 ESG 경영이 지난해 보다 퇴보했다는 것은 경제 위기 속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ESG 경영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향한 투자라는 공감대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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