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증권 '사옥 매각' 호실적 견인
KB금융, KB증권 실적 부진 발목
하나금융 비은행 실적, 우리금융 앞서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순위에서 지각변동이 일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사상 최대 실적치를 달성하면서,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3년 만에 탈환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실적은 '증권'에서 갈렸다.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KB금융은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KB증권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어 지난 2분기까지 3위 자리를 지켰던 우리금융은 하나금융에 3위 자리를 내주면서, 4위 자리로 주저앉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대 금융지주는 3분기 합산으로 4조88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1209억원)보다 18.6%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 신한금융,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방긋' vs KB금융, KB증권 추락 '침울'  

먼저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KB금융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신한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 성장한 4조315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전 분기 대비 20.8% 증가한 1조5946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신한금융은 3분기에 비은행 부문 조달 비용이 상승했지만 은행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으로 이자 이익이 급증했다. 신한금융의 올 3분기 이자 이익은 2조716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 증가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이자 이익은 7조8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급증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 호실적을 견인하는 데 힘을 보탰다.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 4438억원(세전)을 인식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발생했다. 올 3분기 영업외이익은 4996억원, 3분기 누적 영업외이익은 5881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2555억원) 증가한 4조279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2.5% 감소한 1조2713억원을 실현했다. 이는 지난 2분기의 일회성 이익인 손해보험 부동산 매각이익(세후 약 1230억원)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이를 제외하면 전 분기 대비 7.7% 증가했다.

이번에 '리딩금융' 자리를 뺏긴 KB금융은 KB증권의 실적 영향이 컸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217억원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30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나 감소했다.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금리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S&T 부문 실적과 수탁수수료가 부진한 탓이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올 3분기 3813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분기 대비 무려 350.9% 실적이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 상승했다.

이외에도 신한금융은 은행, 보험, 카드 등 전 계열사의 순이익 경쟁에서 KB금융을 앞섰다.

신한금융은 내년에 이자 이익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상혁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조달금리 상승은 은행권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올해 4분기 자금 만기 및 채권시장 불안정 등 갑작스런 이유가 겹쳐서 발생한 것이다"며 "내년부터는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조달금리 상승을 대출금리에 전가하는 것에 대해서 전부 전가할 수는 없지만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은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마진 향상은 다소 정체되겠지만, 내년 1분기에는 NIM 10bp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하나금융 3위 자리 재탈환…비은행 실적 우리금융보다 앞서

이어 지난 2분기까지 3위 자리를 지켰던 우리금융은 4위로 내려왔다. 이번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2200억원 가량 앞 질렸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9288억원보다 21%(1841억원)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약 9900억원)를 13.3% 웃도는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3% 늘어난 2조8494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2% 증가한 899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조66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실적은 비은행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우리금융을 앞섰다. 

하나금융은 누적 비이자이익이 1조3691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중 하나증권은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면서 2855억원의 3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캐피탈은 리테일 중심의 수수료 이익과 매매평가이익 등 일반영업이익의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면서 2530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신용판매수익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비용 증가 및 조달 비용 상승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1656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자산신탁은 708억원, 하나저축은행은 209억원, 하나생명은 147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가17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캐피탈은 1673억원, 우리종합금융은 683억원을 시현됐다. 이에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인사말을 통해 ”2023년에도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 여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경영 계획은 내실 경영 및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수립 중에 있다“고 밝혔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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