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목표
공공기관 중심 에너지 다이어트 실천 결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을 심의했다고 밝혔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을 심의했다고 밝혔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고물가와 무역적자,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에너지 소비는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상황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올겨울 에너지난을 대비해 범국민 에너지 절약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전 세계 에너지 위기…국내 에너지 소비 증가 추세

현재 전 세계는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무기화 등으로 천연가스와 유연탄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장기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5.5배, 유연탄은 4.7배 폭등했다.

최근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 분야를 넘어 물가와 무역수지, 환율 등 경제 전반의 위기로 전이되고 확산하는 모양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고물가와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프랑스의 무역적자는 1134억 달러(약 160조원)에 이르고 있고, 일본(746억 달러)과 한국(156억 달러), 이탈리아(151억 달러)도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높은 에너지 가격이 경제 전반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높은 수입 물가 상승세와 에너지 수입액 급증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환율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4%, 35.2%에 달했고, 최근인 7월과 8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5.6%와 22.9%를 기록했다. 올해 8월까지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금액은 1251억6천만 달러(약 176조원)로, 같은 기간 무역적자(247억3천만 달러)가 발생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위기의 심각성에 비해 전반적인 위기 상황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수입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가 여전하고 에너지 효율성이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생산량 대비 소비되는 에너지량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너지원단위(TOE/천달러)를 보면, 한국은 2019년 기준 0.17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1위다. 

또한 에너지 위기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산업과 가정 등 모든 부문의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산업용(3.1%)과 주택용(7.6%), 일반용(1.5%) 전력 소비가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 정부,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목표

이에 정부는 세계적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겨울 전체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을 목표로 범국민 에너지 절약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현재 전 세계는 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상황에 직면하여, 주요 제조 강국조차 큰 폭의 무역적자와 함께 마이너스 성장을 겪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에너지 요금 대폭 인상, 에너지 소비 절약과 재정투입 등 다각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이번 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는 만큼, 이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전 국민적 노력과 함께 경제·산업 전반을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에너지 소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기회이기도 한 만큼 모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먼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건물 난방온도를 18도에서 17도로 제한하고, 겨울철 전력 전력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난방기를 끄기로 했다. 근무시간 중 개인난방기 사용을 금지하고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경관조명을 끈다. 이외에 업무시간 3분의 1 이상, 비업무시간·전력피크 시간대 2분의 1 이상 소등하기로 했다. 

◇ 공공기관 중심 에너지 다이어트 실천 결의

산업부는 6일 한전․가스공사․철도공사․수자원공사 등 16개 주요 공공기관 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에너지 다이어트 10 실천 결의’를 개최하면서 주요 공공기관들의 동절기 에너지 절약 대책 및 민간부문 지원방안 등을 공유하고 점검했다.

이날 한국전력은 본사 및 전국 260개 지사의 전기사용량을 절감하는 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10을 추진하고, 겨울철 안정적 전력공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겨울철 고효율기기 집중 보급, 뿌리기업 효율향상 지원 확대, 전기요금 컨설팅 등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에너지절약시설 설치 융자 등 에너지 효율향상 지원과 함께 민간의 자발적 에너지절약 문화확산 프로그램인 에너지 다이어트 서포터즈, 에너지캐쉬백 등의 대국민 홍보·캠페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자체 에너지 절감은 물론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제한 조치(산업부 공고)를 마련하여 10월 18일부터 시행하고, 매월 실태조사를 통해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감계획의 준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각 기관이 에너지절약 계획을 철저히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약 실천 노력을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알려 나갈 계획”이며 “기업과 국민들의 동참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세제 지원과 함께 다양한 국민 참여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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