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시스템·ICT기술 결합해 효율 극대화
전력소비량 증가 대응, 탄소중립 실현 기술

전력시스템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에너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스마트그리드'(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력시스템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에너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스마트그리드'(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너지 효율 관리를 위한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공급망에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된 형태로 공급자와 수요자가 에너지 생산·공급·사용 등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해 효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 기술은 에너지 관리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한 분산형에너지, 전기차 충전인프라, 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해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요구된다. 

◇ 막대한 대가 따르는 전기...마구 쓸 수 없다

인류는 전기가 없으면 살 수 없지만 전력을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한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산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를 다배출 산업이다.

지난 6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공개한 ‘2021년 국가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총 6억 7960만톤이다. 그 중 86.9%(5억 9060만톤)가 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공전기 및 열 생산이 전체 배출량의 32.7%를 차지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산업활동이 증가하고, 전력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전 부문의 배출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전력수요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파동 등으로 석탄발전이 늘어나면서 전력을 생산하는데 따르는 탄소배출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력을 보다 실용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하기 위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전력망을 관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이다.

◇ 에너지 관리를 극대화할 전력인프라

지난해 한국기업데이터(현 KoDATA)는 코스닥 기술분석보고서로 ‘스마트그리드’를 소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란 기존의 전력망에 ICT을 접목해 공급자와 수요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력망은 공급자 중심으로 수요에 대응하고, 설비를 운영·관리했다. 스마트그리드는 이와 달리 발전소·송배전 시설 등의 인프라와 전력소비자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해 전력효율을 최대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전력 발표에 따르면 현재의 전력시스템은 최대 수요량에 맞춰 예비율을 두고 일반적으로 예상 수요보다 15%가량 많이 생산하도록 설계돼 있다. 여분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연료와 발전시설을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버리는 전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사업의 관리의 질을 바꿀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위한 정보 습득을 통해 예비율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등에 큰 기여를 할 수 잇다.

뿐만 아니라 기존 전력망으로 관리하기 힘들었던 신재생에너지 등을 에너지원으로 규모에 따라 분산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력계통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각 전력 계통에 센서, 미터 등을 장착해 과부화를 관리하거나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관리해 전력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스마트그리드는 전기자동차 인프라 사업, 전기거래 시장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성과 미비했던 국내 스마트그리드... 투자 계속돼야

국내에서는 스마트그리드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꾸준히 보여 왔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을 확정한 바 있다. 해당 로드맵은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조성’을 비전으로, 시범도시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목표로 했다.

실제 이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한국전력과 SK가 제주도 구좌읍 일대에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실증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전력 컨소시엄과 SK텔레콤 컨소시엄 등을 주축으로 한 스마트그리드사업단이 고압수전 아파트 민간 계량기를 AMI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건물을 대상으로 EMS를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기대에 비해 성과는 미비했다. AMI 보급 목표 가구는 1만 5000가구 였으나 실적은 5950가구에 그쳤고, EMS 보급 역시 29개소가 목표였지만 5개소에 그치는 등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이러한 부진으로 스마트 그리드 사업은 힘을 잃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7월 13일 개최된 ‘전력신산업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문병철 산업통상자원부 분산에너지과장은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ICT기반의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며 “스마트그리드 등 신산업의 지속 발굴 및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의 '철도 광통신망 친환경 전원시스템 구축 사업'의 사업자로 단독 선정된 LG유플러스. 양 사는 해당 사업을 통해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탄소배출 저감과 ESG를 실천한다는 방침이다.(LG유플러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철도공사의 '철도 광통신망 친환경 전원시스템 구축 사업'의 사업자로 단독 선정된 LG유플러스. 양 사는 해당 사업을 통해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탄소배출 저감과 ESG를 실천한다는 방침이다.(LG유플러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주요 기업에서도 스마트그리드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IoT 센서와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변전 예방진단시스템(SEDA)을 구축 완료해 현장에서 활용한다. 해당 시스템은 예방진단 센서데이터와 설비 점검이력을 통합·연계하고 상태판정 알고리즘을 개발·적용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설비 상태판정을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SEDA 내 설비상태 판정결과는 자산관리시스템에 제공돼 투자비 최적화 업무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한국전력은 변압기 및 개폐장치 대상 자산관리시스템(ARMOUR)을 개발한 효성중공업과 협업한다. 양사는 보유한 기술력을 접목해 새로운 그리드 솔루션을 개발할 방침이다.

에너지 외에도 스마트 그리드를 실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광통신망 친환경 전원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해당 사업은 25개 역사의 통신실의 노후정류기와 축전지를 고효율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하고, 이중화된 EMS를 도입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LG유플러스가 사업자로 단독 선정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광통신망 친환경 전원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해 ESG경영을 실현할 것”이라며 “철도 광통신망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여 열차운행의 안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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