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현대해상 ESG 관련 계획 발표
기후솔루션 “글로벌 스탠다드 뒤처진다”

기후솔루션이 국내 주요 보험사 2곳의 ESG 관련 계획에 대해 "기후 금융 관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매우 뒤처졌다”고 주장하며 비판에 나섰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솔루션이 국내 주요 보험사 2곳의 ESG 관련 계획에 대해 "기후 금융 관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매우 뒤처졌다”고 주장하며 비판에 나섰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국내 주요 보험사의 탈석탄 행보에 대해 기후솔루션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석탄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 중단을 넘어 기존 운영 보험을 제한하는 등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강도 높은 수준의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과 현대해상화재보험(현대해상)이 최근 ESG보고서 등을 통해 업데이트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발표했다. 기후솔루션은 지난 19일 이와 관련해 “탈석탄 정책에서 다시 한번 아쉬움을 남겼다”고 언급하며 “기후 금융 관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매우 뒤처졌다”고 주장했다.

◇ 기후솔루션 “탈석탄 계획...수동적·제자리걸음”

두 기업은 보고서를 통해 녹색금융 및 탈석탄 관련 계획 등을 밝혔다. 삼성화재는 ESG보고서에서 “보험 인수 과정에서도 ESG 요소를 고려해 신규 석탄발전 건설 보험 인수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고 “2030년까지 ESG 누적 투자 약정 규모를 10.5조 원 규모까지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2025년까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연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해상은 통합보고서를 통해 “친환경 프로젝트 및 사회기반시설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된 녹색채권에 385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 친화적인 사업 등을 위한 지속가능채권에도 576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탈석탄 취지에 동참하고자 신규 석탄 채굴 및 발전 건설에 대한 보험 인수 및 투자·융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후솔루션은 이들이 밝힌 내용에 대해 ‘수동적’이고 ‘제자리걸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판했다. 기후솔루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고서 발표에 앞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보험에 대한 신규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정책만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탄화력발전소에 제공하고 있는 기존 운영 보험을 제한하는 정책은 부재했다”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미 보험 인수 중인 석탄 프로젝트에는 전혀 대처하지 않는 다소 수동적인 탈석탄 정책”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보고서에서 더욱 적극적인 방향으로 업데이트되리라 기대됐지만 두 보험사 모두 제자리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석탄은 화석연료 중에서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해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손꼽힌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협의체(IPCC)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신규 석탄 프로젝트를 금지하고, 나아가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 석탄 프로젝트 보험 시장...해외 기업 사례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전 세계 주요 보험사들은 석탄 프로젝트 보험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프랑스 악사, 독일 알리안츠 등 글로벌 보험사들은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보험뿐 아니라 기존 보험 갱신을 제한하는 정책을 세워 이행하고 있다. 일본 대형 손해보험사 솜포 역시 지난 6월 202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석탄 기업에 대해 보험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기후솔루션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탈석탄 금융 관련 내용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는 석탄 발전 및 채굴 관련 매출 비중이 30%를 넘는 회사는 투자에서 배제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탈석탄 리스트 기준(GCEL)이 제시하는 20% 기준에 비해 느슨한 수준이며 현대해상은 석탄 기업에 대한 기준 부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기후솔루션은 “두 보험사 모두 석탄 산업의 범위를 석탄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체로 정의하지 않고 발전소와 광산에만 제한해서 적용한다는 한계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예측 불가능한 손실로 보험사들은 앞으로 전례 없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며 이런 가운데 엄정한 탈석탄 정책은 보험사의 기후금융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되는 펀더멘탈"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5~7%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30년 동안 보험 손실은 250%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험사의 석탄 정책은 이제 미래 지향적인 사업 관리의 지표가 됐다. 기후변화의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고, 발 빠르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보고서 인사말 페이지에서 “전 세계적인 환경 위기에 대응하여 삼성화재는 2019년 이후 석탄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였으며 2020년에는 석탄발전과 관련된 모든 신규 투자 및 보험 인수를 중단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고 소개하면서 “환경과 인류를 생각하는 바른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일·이성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이사는 “ESG경영 구축기, 내재화기를 거쳐 2025년 고도화를 목표로 하는 로드맵을 가지고 단계적 성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당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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