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246만개씩 버려지는 플라스틱 필터
“하루 0.7톤 미세 플라스틱 바다에 영향”

담배꽁초는 종이가 아니고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성분이다. 재활용이 잘 되는 종이가 아니라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의미다. 꽁초가 하수구나 빗물받이 등으로 유입되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생태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담배꽁초는 종이가 아니고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성분이다. 재활용이 잘 되는 종이가 아니라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의미다. 꽁초가 하수구나 빗물받이 등으로 유입되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생태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담배꽁초는 종이가 아니고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성분이다. 재활용이 잘 되는 종이가 아니라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의미다. 꽁초가 하수구나 빗물받이 등으로 유입되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생태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버려지는 꽁초 문제는 환경 관련 뉴스 단골 이슈다. 지난 2020년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해안가 쓰레기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담배꽁초는 1시간당 635개비가 수거돼 가짓수가 가장 많은 품목이었다. 2020년 5월 진행한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 중 54%(6486개비)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 매일 1,246만개씩 버려지는 플라스틱 필터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담배 생산량의 90% 이상이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필터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착안해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담배꽁초 필터를 가구, 벽돌 등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1월 5일까지 담배꽁초의 수거 및 거리 청소에 드는 비용을 담배 생산자가 부담하는 내용을 담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조치 계획을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담아 2019년 6월 제정한 바 있다.

담배꽁초는 구체적으로 얼마나 버려지고 그에 따른 환경 영향은 어떻게 될까. 환경부가 지난 2020년 5월 작성한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약 1,246만 개비로 추정된다. 아울러 하루 최소 45만 5천개비 이상이 해양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현상 등으로 인해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빗물받이로 유입될 경우 일 최대 231만개 이상이 해양에 유입될 수도 있다.

다른 쓰레기에 비해서는 어떨까? 버려지는 숫자로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20년 7월 한 달 동안 전국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 분석한 결과 해양 쓰레기 3천8백여 점 중 담배꽁초가 1위였다, 한국해양구조단에서 전국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의 21%로 가장 많았다, 미국 환경보호단체 '오션 컨서번시'가 1986년부터 32년 동안 해마다 해변에서 수집한 쓰레기의 3분의 1도 담배꽁초였다.

환경운동연합은 앞서 2020년 6월에도 전국 13개 지역 215명의 시민과 함께 생활 속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분류 조사했는데 그 결과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 품목이 담배꽁초였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당시 수거된 쓰레기 중 절반(54%, 6,488점)이 담배꽁초였다. 당시 환경운동연합은 “담배꽁초는 분류상 일반 쓰레기로 폐기되어야 하지만 무단 투기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담배꽁초) 해양유입량이 100%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는 가정하에 하루 약 0.14~0.7톤의 미세플라스틱이 국내 연·근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부는 “(담배꽁초) 해양유입량이 100%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는 가정하에 하루 약 0.14~0.7톤의 미세플라스틱이 국내 연·근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하루 0.7톤 미세 플라스틱 바다에 영향”

문제는 그 과정에서 생태계로 흘러드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많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보고서에서 “해양유입량이 100%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는 가정하에 하루 약 0.14~0.7톤의 미세플라스틱이 국내 연·근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보고서는 버려진 담배꽁초에 대해 “외부에 노출 시 물리·광화학적 요인에 의해 2차 미세플라스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지자체 등과 함께 담배꽁초 재활용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도 “담배꽁초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으로 유입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의 조성과 탄소중립의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콕 짚어 언급했다.

‘담배꽁초 어택’ 등을 통해 관련 문제제기에 힘써 온 쓰줍인(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리더 비키씨도 본지 인터뷰에서 “하루 최대 0.7톤의 담배꽁초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된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 그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비키씨는 앞서 언급한 환경부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위와 같이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를 발표하던 당시 “담배꽁초에는 각종 화학물질과 함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어 제대로 폐기되지 않는 경우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인간에게도 되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S는 지난 2020년 10월 담배꽁초에 대해 “필터의 플라스틱 성분은 외부 노출 시 물리적, 광화학적 요인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고 보도했다. 당시 KBS는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건 기본적으로 합성 플라스틱이며 자연에 배출되면 결국은 강을 통해서 바다로 흘러가고 수중 생태계를 교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2020년 “현재까지 담배꽁초를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의 정성분석, 유해성 연구 및 모니터링을 통한 경로추적, 관리체계와 같은 구체적인 해결책은 마련되고 있지 않아 추후 미세플라스틱 저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다음회차 기사에서는 담배꽁초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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