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 경험자들에게 듣는 담배꽁초 문제
“꽁초 다 주우려면 100미터 가는데 1시간”
“해양 쓰레기 3,800여점 중 1위도 담배꽁초”

흡연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담배꽁초를 거리에 버리는 건 자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위 곳곳에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늘 쌓인다. 보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함부로 버려진 꽁초 속 미세플라스틱이 물과 땅을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쌓여가는 담배꽁초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흡연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담배꽁초를 거리에 버리는 건 자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위 곳곳에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늘 쌓인다. 보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함부로 버려진 꽁초 속 미세플라스틱이 물과 땅을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쌓여가는 담배꽁초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흡연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담배꽁초를 거리에 버리는 건 자유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위 곳곳에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늘 쌓인다. 보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함부로 버려진 꽁초 속 미세플라스틱이 물과 땅을 오염시킬 우려도 있다. 쌓여가는 담배꽁초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담배꽁초가 거리 곳곳에 무단으로 버려지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1993년부터 담배 한 갑당 24.4원의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하고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지는 곳에 쓰레기통 설치를 지원하는 등 관련 정책을 펴왔지만 함부로 버려지는 담배꽁초 문제는 여전히 여러 곳에서 지적된다.

◇ 플로깅 단체 “담배꽁초 다 주우려면 100미터 가는데 1시간”

환경부에 따르면 담배꽁초 필터의 주된 구성 성분은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성분의 플라스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담배꽁초 필터를 가구, 벽돌 등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담배꽁초가 얼마나 버려지고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본다.

담배꽁초의 가장 큰 문제는 기본적으로 너무 많이 버려진다는 점이다. 환경부가 지난 2020년 5월 작성한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약 1,246만 개비로 추정된다. 아울러 매일 최소 45만 5천여 개비 이상이 해양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현상 등으로 인해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빗물받이로 유입될 경우 일 최대 231만개 이상이 해양에 유입될 수도 있다.

서류상 숫자로만 보이는 데이터가 아니다. 길에서 쓰레기와 직접 만나는 사람들도 입을 모아 증언하는 얘기다. 플로깅 단체 ‘와이퍼스’를 만든 (활동명) 닦장 황승용씨는 지난해 4월 본지 인터뷰에서 “플로깅을 할 때 꽁초를 다 줍자고 마음 먹으면 솔직히 100미터 가는데 한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황씨는 “주차장 하수구 주택가 상점가 가릴 것 없이 정말 너무 많은 꽁초들이 버려져 있는데 이 꽁초들에 플라스틱 필터가 포함되어 있어 해양 생태계 오염과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해양 연구소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 수의 1/3 가량이 담배꽁초이며 연간 전 세계에서 5조개가 버려진다는데 너무 작아 단속이 어려운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쓰줍인) 리더 (활동명) 비키씨도 지난 3월 본지 인터뷰에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집 근처에서 쓰레기를 줍든 많은 분들과 함께 모여 쓰레기를 줍든 가장 많이 목격하는 쓰레기는 단연 담배꽁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 앞에 항상 담배꽁초를 줍는 장소가 있는데 10~15분이면 페트병 500ml를 가득 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해양 쓰레기 3,800여점 중 1위도 담배꽁초”

‘쓰줍’ 정기모임에서는 각 지역별로 쓰레기를 줍는다. 비키씨는 “6~7명이 1시간 정도 담배꽁초를 주우면 최소 700여 개에서 많게는 2,000여 개까지 줍는다”고 말했다. ‘쓰줍인’ 멤버들이 지난 2021년 전국에서 주은 쓰레기가 약 1600리터인데. 그 중 62리터가 담배꽁초였다. 쓰줍인은 “개수로 따지면 2만 5000여개”라고 밝혔다.

당시 쓰줍인은 여러 단체 자료를 인용해 담배꽁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2020년 7월 한 달 동안 전국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 분석한 결과 해양 쓰레기 3천8백여 점 중 담배꽁초가 1위였고 한국해양구조단에서 전국 해양 쓰레기 수거한 결과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의 21%로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환경보호단체 '오션 컨서번시‘가 1986년부터 32년 동안 해마다 해변에서 수집한 쓰레기의 3분의 1도 담배꽁초였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기자가 직접 자주 목격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본지는 매주 목요일 ‘폰카로 읽는 생활환경’ 기사를 연재한다.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사진을 업로드하는 콘셉트다. 해당 기사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 역시 담배꽁초다. 주택가 골목 구석구석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수분 내로 담배꽁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지난 3월 어스아워를 맞아 플로깅에 나섰을 때도 담배꽁초를 잔뜩 주웠다. 1시간 30분 동안 쓰레기를 주웠는데 ‘담배꽁초 줍기’로 이름을 바꿔도 가능했을 정도다. 어떤 길은 거리 전체가 마치 하나의 커다란 담배꽁초 로드, 또는 꽁초카펫이 깔려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작은 크기의 버려진 담배꽁초는 이리저리 바람과 물길을 타고 흐르며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외부 노출 시 물리·광화학적 요인에 의해 2차 미세플라스틱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음회차 기사에서는 담배꽁초 속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짚어본다.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스물 네번째 시리즈는 ‘담배꽁초’입니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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