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석포제련소의 카드뮴 유출이 확인된 낙동강
환경부와 영풍, "수질은 하천수질기준 이내로 개선·관리 중"
정부 "퇴적물 오염도는 매우 나쁨" vs 영풍 "연구에 문제가 있다"

낙동강 카드뮴 유출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석포제련소 전경(출처: 대구환경운동연합)/그린포스트코리아
낙동강 카드뮴 유출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석포제련소 전경(출처: 대구환경운동연합)/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2019년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 유출이 확인됐던 낙동강 수질이 하천수질기준 이내로 개선·관리되고 있는 반면 퇴적물에서는 농도가 전반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오랜기간 오염물이 퇴적된 결과라고 밝혔고 석포제련소 측은 조사 방법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지난 5월 5일 환경부가 발표한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에 따르면 수질의 경우 정부와 석포제련소 측의 환경 관리 노력으로 2019년 후반부터 하천수질기준 이내를 기록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퇴적물의 경우 양측은 입장 차이를 보였다. 환경부는 오랜기간 오염물이 퇴적돼 온 결과라며 환경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석포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영풍은 퇴적물 조사 및 기여도에 이의를 제기했다.

◇ 과거 카드뮴 유출 확인된 낙동강, 현재 수질과 퇴적물의 상태는?

낙동강이 카드뮴에 오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2019년이다. 환경부는 석포제련소 인근에서 2018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하천수질기준(0.005mg/L)을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되자 조사에 착수했고, 대구지방환경청이 석포제련소 1·2 공장 인근에서 기준치를 넘긴 카드뮴이 낙동강에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석포제련소가 자체 조사·분석한 하천수와 지하수 현황을 보고 받아 이를 분석한 결과 석포제련소 공장 내부에서 유출된 카드뮴이 공장 바닥을 통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결국 낙동강에까지 유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드뮴 유출을 확인한 정부는 환경 관리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오염원 차단, 토양 환경복원 및 수질·퇴적물 등 환경 매체별로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수질과 퇴적물의 경우 석포제련소부터 안동호까지 약 91㎞ 구간에서 국가 측정망을 구축해 환경변화를 관측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용역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5월 5일 환경부는 ‘관계부처 합동 낙동강 상류(석포제련소~안동댐) 환경관리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측정결과에 따르면 수질은 2019년부터 하천수질기준 이내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퇴적물의 경우 카드뮴 농도가 전반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5일 환경부가 발표한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의 국가수질측정망 카드뮴 수질 농도 현황. 2019년 12월부터 카드뮴 수질 농도가 하천수질기준(0.005mg/L) 이내로 개선 관리 중임을 알 수 있다.(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5월 5일 환경부가 발표한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의 국가수질측정망 카드뮴 수질 농도 현황. 2019년 12월부터 카드뮴 수질 농도가 하천수질기준(0.005mg/L) 이내로 개선 관리 중임을 알 수 있다.(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낙동강 수질은 기준치 통과, 개선 노력의 성과

이번 조사결과, 낙동강의 수질에서의 카드뮴 농도는 개선·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석포제련소 반경 6Km 내 4곳에 수질측정망을 배치해 석포제련소에 기인한 수질변화를 관측하고 있으며, 6Km 밖 하류 2곳(봉화, 도산)에서도 수질측정망을 운영해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올해 1월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석포제련소 근처 2곳에 수질측정망을 신설해 감시체계를 강화했다.

이러한 수질측정망의 운영결과, 환경부는 낙동강의 카드뮴 수질 농도는 2019년 하반기부터 수질환경기준 이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낙동강 카드뮴 오염이 밝혀진 이후 정부, 지자체, 영풍, 민간의 노력으로 카드뮴 수질 농도는 기준치 이내로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카드뮴 배출을 차단하고, 측정망을 구축해 모니터링 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카드뮴 수질농도가 수질환경기준 이내로 타나난 것은 석포제련소의 운영이 낙동강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폐수무방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오염원 관리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밝혔다.

수질과 달리 전반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낙동강 상류 퇴적물 카드뮴 농도(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수질과 달리 전반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낙동강 상류 퇴적물 카드뮴 농도(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입장차이 보이는 퇴적물 내 카드뮴 농도 및 기여도

카드뮴 수질 농도의 경우 기준 이내로 개선됐으나, 퇴적물은 이야기가 달랐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퇴적물 내 카드뮴 농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퇴적물 국가측정망은 석포제련소 상류 1곳(황지2)을 비롯해 안동댐까지 총 6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측정 조사에 따르면 퇴적물 내 카드뮴 농도는 제련소 영향 구간(봉화)에서 증가한 후 하류에서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상류의 퇴적물이 모이는 안동댐 지점 3곳의 경우 안동댐1은 ‘나쁨’ 등급, 안동댐2~3은 ‘매우 나쁨’ 등급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경부는 오염퇴적물에 대한 기여율 연구를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그 결과 안동댐 상류 퇴적물의 카드뮴 오염에 미치는 석포제련소의 기여도는 제련소 부근에서 77%~95.2%, 40KM하류에서 67%~89.8%로 추정됐다. 계절별로는 갈수기(5월)에 높았다가 풍수기(9월)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1960년대 후반 공장이 가동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퇴적물 내에 오염물질이 쌓여 온 것으로 퇴적물 내 카드뮴 농도는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없다”며 “현재 측정 결과를 토대로 오염에 대한 관리 대책을 만들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석포제련소 측은 해당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석포제련소는 기여도 연구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기여도는 동위원소와 관계식을 활용한 추정 값으로, 동위원소(납, 카드뮴, 아연 등)별 분별작용에 의한 갑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결과 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실측이 아닌 문헌자료를 인용해 추정 값이라는 한계를 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주변의 폐광산과 토양의 특성 등을 합리적 근거 없이 기여 원인에서 배제하고, 주요 오염원인이 될 수 있는 침철석, 폐광산, 광미 등의 동위원소 분석을 누락하는 등 기여 원인을 축소해 제련소의 기여율을 추정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가감 없이 연구 결과대로 공개한 내용”이라며 “퇴적물 내에 카드뮴이 검출되고 있다는 데이터와 최상류에 중금속 공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에 대한 관리 대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측정 결과를 고려해 맞춤형 퇴적물 관리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안동호 퇴적물 오염도 정밀조사를 강화하고, 성능시험장 운영을 통한 오염퇴적물 처리 방안을 강구하는 등 현장중심 연구용역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연구용역 결과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토대로 체계적인 퇴직물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석포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영풍 역시 지역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부의 계획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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