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된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 기술’
화석원료 대신 바이오 원료로 화학소재와 제품 생산
국내 석유화학사,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개발 지속 중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 기술’(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 기술’(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이 탄소배출과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LG화학과 SK케미칼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도 관련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해당 기술은 화석원료로 생산하는 화학원료를 지속가능한 식물 등의 바이오매스로 전환해 바이오리파이너리 플랫폼 기반의 기초 화학원료로 대체 생산하고, 이를 바이오화학이나 바이오플라스틱에 합성·중합·제조 등에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플라스틱을 자연분해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나 육상, 해양오염을 막을 근본적 해결책이 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줄여 탄소저감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 환경에 무해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

한 때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유리, 금속, 목재 등의 기존 재료를 대체하며 산업발전에도 이바지해 온 플라스틱은 이제 인류가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가 됐다.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폐기물 문제와 각종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실제 재활용율이 9%에 불과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약 22%는 자연에 그대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분해까지 수백년이 소요되는 플라스틱은 각종 환경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은 석유 등의 원료추출부터 생산, 폐기까지 생애의 모든 단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실제 플라스틱 1t 당 평균적으로 약 5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 미래 유망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 기술‘이다. 이는 석유화학분야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올레핀 등을 지속가능한 식물이나 목질계 등 저탄소·친환경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대체할 수 있는 기초 화학원료를 생산하고, 해당 화학원료를 활용해 소재기술이나 바이오플라스틱을 제조·생산하는 기술이다.

물론 해당 기술은 현재까지 개발비 부담 및 기존 제품 대체 응용분야의 확대가 지연되면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실제 바이오플라스틱이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생산 단가가 비싼 반면, 강도나 신장율 등 물리적 특성과 가공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품의 수명과 분해기간을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최근 바이오플라스틱의 퇴비화 및 열소각 처리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술은 화석연료를 바이오 원료로 전환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자연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통해 기존 플라스틱의 환경부하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플라스틱을 생산해온 석유화학기업들은 해당 기술에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하 KISTEP)은 해당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 기술, 국내는?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 기술은 바이오 기초원료 생산 기술부터 바이오 응용원료 생산기술, 바이오 플라스틱 합성·중합 제조/생산 기술 등으로 분류된다.

바이오 기초원료 생산기술은 식물계 또는 목질계 등의 바이오원료를 기반으로 바이오 나프타, 바이오알콜 등 바이오리파이너리 플랫폼의 기초원료를 분리·정제·고순도화하는 제조·공정 기술이다. 이러한 기초원료를 활용해 정밀·특수화학 제품 분야로 발전하기 위한 응용원료를 생산하는 것이 바이오 응용원료 생산기술이다. 이후 바이오 기초원료와 응용원료를 활용해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까지가 ‘바이오 기반 원료·제품 생산’기술로 포함되는 것이다.

이처럼 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으로 까지 만들 수 있는 해당 기술은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개발되고 있다. KISTEP의 분석에 따르면, 다국적 화학기업들은 바이오화학으로 사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화학기업 Dupont는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Tate & Lyle과 협력해 Dupont Tate & Lyle BioProducts를 설립하고, 바이오기반 원료 1,3-프로판디올을 연간 4만 5천 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Novamont, NatureWorks, Total Corbion PLA, BASF, Mitsubishi Chemical, Kaneka, Danimer Scientific 등의 글로벌 기업이 생분해성 원료 소재의 생산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을 제조해 온 석유화학사와 발효 전문회사를 중심으로 바이오 플라스틱과 바이오 화학제품의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실제 일부기업들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기초·응용 소재를 활용한 상용·가공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PLA·PBS·PBAT 등 핵심 기초·응용 소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며, 생분해성 원료 소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직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바이오 기반 원료 및 친환경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LG화학. 사진은 지난해 9월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사와 PLA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 합의서 체결 장면(LG화학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바이오 기반 원료 및 친환경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LG화학. 사진은 지난해 9월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사와 PLA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 합의서 체결 장면(LG화학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국내 석유화학사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바이오 소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은 2028년까지 2조6000억원을 투자해 대산공장에 친환경 소재육성을 위한 소재공장 10곳을 건설할 것을 발표했다. 특히 LG화학은 10개 공장을 바이오 기반 원료부터 친환경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온실가스 저감 분야 위주로 조성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LG화학은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생분해 플라스틱인 PBAT 생산 공장을 2023년 12월까지 설립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LG화학은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사와 합작해 옥수수와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젖산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 생산 공장을 미국에 설립하고 있으며, GS칼텍스와 포도당 및 비정제 그릴세롤의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3HP 양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SK케미칼은 주총에서 기존 석유화학 기반의 플라스틱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한다는 체질 개선안을 발표했으며, 롯데케미칼 역시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Bio-MEG를 원료로 에틸렌을 대체한 바이오 PET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기술격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동기 KISTEP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석유화학은 우리나라의 대표 주력·수출 산업으로 2030 NDC 달성과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탈탄소·친환경 바이오 매스 기반의 바이오 화학 산업 구조로 대전환이 예상된다”며 “세계적으로 기초적·원천적 연구단계에서 출발하고 있어, 국내 연구개발 수행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충분히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핵심 기술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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