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사용까지...지속가능 팜유 고민하는 뷰티 업계
생산부터 사용까지...지속가능 팜유 고민하는 뷰티 업계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11.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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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지속가능 인증 팜유 100% 구매한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팜유 문제에 공감...RSPO 인증 원료로 전환”
공정무역 팜농장 세운 닥터 브로너스...재생 유기농법 도입
닥터 브로너스의 공정무역 팜농장 ‘세렌디팜’. (닥터브로너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닥터 브로너스 공정무역 팜농장 ‘세렌디팜’. 열대 우림에 불을 지르는 대신 수십 년간 가나에서 팜을 재배해온 소규모 농가와 지속적이고 공정한 구조의 계약을 맺고 불어날 수요를 예측해 직접 팜나무를 심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만능 기름처럼 활용되고 있는 팜유는 비누, 샴푸, 화장품 등 뷰티 제품에도 흔하게 사용된다. 팜유는 식물성 유래 성분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동물성 원료에 비해 친환경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환경문제로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련해 뷰티 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팜유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팜유는 세정제부터 보습제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세정이 주 목적인 비누나 바디워시, 샴푸에 기름이 들어간다고 하면 의아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세정제에서 유지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팜유를 가수분해하면 세정력을 높여주는 천연계면활성제 역할을 한다. 비누에서는 경도를 높여 제품을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스킨이나 로션 등 화장품에서는 안정화와 보습 역할을 한다. 팜유에서 추출한 원료인 세틸아코올은 크림 및 유화제품의 안정화에, 팜유를 가수분해한 스테아릴알코올은 보습에 효과가 있다. 주로 식물성 유래 글레세린으로 활용돼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을 공급하는 로션이나 크림에 들어간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상처용 연고에도 활용된다.  

팜유는 이처럼 활용도가 높지만 그만큼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팜농장을 무분별하게 개간하면서 산림파괴,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뷰티 업계에서는 팜유가 야기하는 문제들에 공감하면서 지속가능한 팜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팜유 문제에 공감...RSPO 인증 원료로 전환”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6월 2030년 목표 지속가능경영 5대 약속을 공개하면서 팜유 문제를 언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시 “생물 다양성의 보전과 이용을 위해 100억 원을 투자하고 2023년까지 팜유 사용량의 90% 이상을 ‘RSPO 인증 팜유’로 대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생물자원 보존 및 기후변화 적응 기술을 도입하고, NGO 및 협력사와 함께 팜유 농가를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지속가능 인증을 받은 팜유를 100%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팜유 바이어 스코어카드 2021’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산림파괴 근절 등 지속가능한 산업을 위한 정책과 시스템을 유일하게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WWF 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RSPO에 가입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 평가에서 24점 만점에 14.5점을 받았다. 글로벌 평균 13.2점보다 높은 점수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은 언제부터 지속가능한 인증 팜유를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RSPO 단체에 가입한 건 2012년으로 팜유에 대한 이슈를 접하면서다. 이후 보다 적극적인 실천을 위해 지속가능한 인증 팜유 비율을 점차 확대, 2018년부터 사용하는 모든 팜유 및 유래원료가 RSPO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본지에 “무분별한 팜 농장 개간이 야기하는 산림 황폐화를 비롯한 생물다양성 파괴 그리고 공급 과정에서의 인권 이슈 등에 깊이 공감하고 보다 책임있는 구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RSPO 가입을 통해 지속가능한 팜오일 생산과 사용에 대한 산업계 전반의 노력을 지지했으며 협력사의 산림 황폐화 방지 노력과 토착민의 인권 이슈 및 토지권한 법률 준수 등을 지속가능성 가이드라인을 통해 권고하고 있다”고 아모레퍼시픽에서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팜유 정책 방향에 대해서 설명했다. 

올해 2023년까지 RSPO 인증 팜유를 90% 이상 사용하기로 선언한 것도 이와 같은 방향의 연장선이다. 지속가능한 팜유의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 직접 구매하는 원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협조를 통해 모든 팜 유래 원료를 파악하고 빠른 시일 내 RSPO 인증 원료로 전환하는 것이 책임있는 행보라고 판단했다”며 “향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산림 황폐화 및 인권 이슈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보다 공고히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공정무역 팜농장 세운 닥터 브로너스...재생 유기농법 도입

단순히 RSPO 인증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유기농 팜농장을 세워 공정거래 시스템을 만드는 기업도 있다. 

팜유를 사용해 비누를 만드는 미국 유기농 뷰티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오래 전부터 팜유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주목, 유기농 팜농장을 만들었다. 자연에 해를 가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해 2006년 직영 유기농 팜농장 ‘세렌디팜’을 설립한 것. 

닥터 브로너스는 열대 우림에 불을 지르는 대신 수십 년간 가나에서 팜을 재배해온 소규모 농가와 지속적이고 공정한 구조의 계약을 맺고 불어날 수요를 예측해 직접 팜나무를 심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에 따르면, 세렌디팜은 단순히 팜 경작 재배지를 투명하게 관리할 뿐만 아니라 재생 유기농법 도입을 통해서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세렌디팜 파트너들과 농약과 화학 비료를 배제하는 유기농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오염된 흙을 정화하고 기후변화를 늦추는 재생 유기농법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세렌디팜에서는 화학비료 대신 지렁이 퇴비를 사용하고 팜나무 밑에서 잘 자라는 콩과 식물로 토양을 피복하며 바나나, 무화과, 올리브 등을 팜 종자와 함께 심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닥터 브로너스는 “이러한 재생 유기농법은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는 동시에 비옥하고 풍요로운 열대우림의 모습을 지켜준다”며 “사람, 동물, 자연의 공존을 위해 팜유 생산 과정에 관심을 가지려는 모두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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