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주년 기획_기후위기 5대 키워드 ③] 얼마나 줄일까? 정부 VS 산업계 줄다리기
[창간 9주년 기획_기후위기 5대 키워드 ③] 얼마나 줄일까? 정부 VS 산업계 줄다리기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1.10.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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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와 탄중위의 2030 NDC 상향안... 산업계 반발 "과도하다"
반발에도 상향안 탄중위 전체회의 심의 통과, 남은 건 국무회의 뿐
계속 되고 있는 기업들의 노력... 정부와 시너지 필요해

그린포스트코리아가 창간 9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동안 기후변화를 둘러싼 세상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날씨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후위기는 날씨와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에도 폭넓게 영향을 미칩니다. 어쩌면 인류의 삶을 뿌리째 흔드는 큰 위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 그리고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당연한 얘기고 간단한 해법입니다. 하지만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고쳐야 할 습관과 새롭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기후위기와 그 해법을 둘러싼 여러 가지 시선과 논의들을 5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달라진 날씨가 세상에 어떤 위기를 가져왔는지, 금융계와 산업계, 그리고 먹거리를 책임지는 식유통 기업들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무슨 조언을 내놓는지도 들어봅니다. [편집자 주]

 
정부 관계부처와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을 두고 경제, 산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상향안은 탄소중립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까지 통과했다. 이러한 갈등 속에도 기업들은 탄소저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 관계부처와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을 두고 경제, 산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상향안은 탄소중립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까지 통과했다. 이러한 갈등 속에도 기업들은 탄소저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정부 관계부처와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10월 8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대해 경제·산업계는 일제히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감축 수단인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 미지수와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며 정부의 상향안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흔들림 없이 해당 상향안 심의 의결을 마쳤다. 상향안은 10월 18일 탄소중립위원회 2차 전체회의를 통과해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은 힘들지만 가야할 길”이라며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기업에 동참을 요구했다.

정부와 경제·산업계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기업도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RE100에 가입하거나 업종별 탄소중립위원회에 참여해 탄소중립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개별적으로 넷제로 선언이나 탄소저감 인증 및 기술개발을 통해 탄소저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정부 2030 NDC 상향안 발표... 2018년 대비 40% 줄인다

2050 탄소중립의 이행을 위해 2050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와 관계부처는 지난 10월 8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이하 NDC) 상향안을 제시했다. 이날 탄중위와 관계부처가 발표한 NDC 상향안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4억 3660만t으로 정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6.3% 감축’을 목표로 하던 기존안을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상향 설정했다.

정부는 “지난 8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입법취지와 국제동향 등을 고려해 감축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성장기본법은 NDC를 2018년 대비 35%이상 감축이라는 NDC의 하한선을 설정했으며, 이와 함께 정부는 정책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된 수준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전환, 산업,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부문별 감축량을 설정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상향안에 따르면 전환 부문은 2018년 대비 44.4% 감축 1억 4990만톤, 산업 부문은 14.5% 감축한 2억 2260만톤, 건물 부문은 32.8% 감축한 3500만톤, 수송은 37.8% 감축한 6100만톤, 농축수산 부문은 25.9% 감축한 1830만톤, 폐기물 부문은 46.8%를 감축한 910만톤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전환·산업 부문은 석탄 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술 개발 및 혁신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 연료 및 원료 전환 등의 감축수단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내용의 NDC 상향안은 10월 18일 탄중위 전체 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정부와 탄중위는 10월 2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며, 2030 NDC 상향 목표는 11월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 예정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발표할 계획입니다.

◇ 경제·산업계 “과도하다” vs 정부 “힘들지만 가야할 길”

NDC 상향안이 발표되자 경제계와 산업계에서는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엽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와 한국철강협회, 한국시멘터협회 등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NDC 상향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의 입장 표명은 큰 틀에서 한가지로 정리가 됐다. 상향안의 목표치가 너무 과도하고, 산업과 경제에 부담이 간다는 것이다. 특히 2030년까지 약 8년 밖에 남지 않은 시간에서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이 개발·상용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힘든 무리한 목표치라고 입을 모았다.

경제·산업계는 “제조업 중심의 우리 산업 구조를 감안할 때, 무리한 감축목표 수립에 따라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일자리가 축소돼 국민 경제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향후 정부 최종안 수립 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가 우리 경제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산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반발에 대해 정부는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지원을 약속하며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0월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단체장과의 간담회에 이날 홍 부총리는 "탄소중립, NDC 이행은 어렵지만 함께 가야할 길"이라며 "정부는 경제구조 저탄소화, 저탄소 생태계 조성, 공정한 전환 지원 등 3가지 측면에서 기업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기 위해 내년도 탄소중립 예산을 금년보다 63% 증액된 약 12조원을 편성하는 등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RE100 등 탄소중립을 위한 변화 동참하는 기업들

경제·산업계의 우려 속에도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들의 동참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운동 ‘RE100'에 가입하는 기업들이다.

현재 SK(주),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아모레퍼시픽, 엘지에너지솔루션, 한국수자원공사,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고려아연, KB금융, 미래에섯증권 등 13개사의 국내기업이 공식 가입했으며,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5개 기업이 가입 선언 후 승인 대기 상태에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들이 RE100을 차질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녹색요금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인증 개시, 전기소비자가 한전을 통해 발전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제3자 PPA,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시장 개설 등 RE100 이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한국형 RE100(K-RE100) 도입 및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산업부와 12개 산업(철강·시멘트·석유화학·정유·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비철금속·제지-섬유·전기전자·조선·기계·바이오)계는 탄소중립 논의를 위해 업종별 탄소중립협의회를 구축하고, 각 산업의 대표 기업 및 협회, 전문가 등이 참가해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을 비롯해 업종별 탄소중립 과제 발굴 및 기술협력 등 탄소중립의 추진방안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 스스로 온실가스 절감과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 결국 함께 가야

이러한 캠페인이나 운동에 동참하는 것 외에도 기업들은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거나 더 나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자정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SK그룹이다. SK는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등의 해결을 위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넷제로 선언’을 공동 결의했다. 이를 위해 SK 그룹은 지난 7월 관계사들의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 지원을 위해 SK탄소감축인증센터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센터는 SK가 독자 개발한 SK 탄소감축인증표준 등을 활용해 그룹 차원의 넷제로 등 친환경 경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유 인프라 기능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민간기업이 탄소 감축 방법과 탄소 감축량을 인증하는 전문조직을 신설한 사례는 SK가 최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40년까지 차량 운행, 공급망(협력사), 사업장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 대비 75% 감축하고, 이와 함께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을 도입해 2045년까지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화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01년 영국정부가 설립한 비영리 기관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 저감 인증을 통해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반도체 업계 최초로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메모리 제품에 대한 제품 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탄소저감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지난 6월 반도체 전 사업장에 대해 ‘탄소, 물 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았으며, 지난 9월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제품 4종에 대해서도 ‘제품 탄소 발자국’을 획득하는 등 공정 과정에서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후행동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명확한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포스코 역시 지속적인 탄소감축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월 기후위기 대응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 그룹 ‘클라이밋 액션(Climate Action) 100+’와 IIGCC는 최근 철강산업의 넷제로(Net Zero) 전략 보고서를 공개하고 탄소중립계획을 수립한 대표적 철강사로 포스코를 소개한 바 있다. 이들은 포스코가 수소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그린 수소 생산체계를 구축한 유일한 주요 철강사라고 평가했다.

실제 포스코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하는 그린 수소 뿐만 아니라 수소를 활용해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은 2030년까지 100만t급 수소환원제철 설비 개발을 마치고, 2050년까지 탄소 기반 제철 설비를 모두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도 힘을 모을 예정이다. 2030년까지 6조 7000억원을 들여 산업계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산업부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및 관련 설비 구축 등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가야한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 소비자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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