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일회용품 ②] 편리해서 문제? 빨리 버려지는 물건의 환경 영향
[줄여야 산다 #일회용품 ②] 편리해서 문제? 빨리 버려지는 물건의 환경 영향
  • 이한 기자
  • 승인 2020.1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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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구매하는 물건은 대부분 ‘일회용’ 속에 담긴다
식탁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일회용 쓰레기 문제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번영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여덟 번째 시리즈는 한번 쓰고 버리는, 깨끗하고 편리하지만 환경에는 부담을 주는 일회용품 입니다. [편집자 주]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생활의 편리를 위해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보편화 됐다”고 언급하면서 “일회용이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생활의 편리를 위해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보편화 됐다”고 언급하면서 “일회용이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세상에는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많다.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또는 위생과 청결을 위해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아서다. 일회용품 사용은 플라스틱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일회용품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모든 플라스틱이 일회용품은 아니지만, 일회용품은 종이 등을 제외하면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019년 12월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일회용의 유혹’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생활의 편리를 위해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보편화 됐다”고 언급하면서 “일회용이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다. 그 중에서 상당수가 플라스틱 포장재다. 당시 그린피스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82%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7년부터 연근해에서 폐사한 거북이 44마리를 부검한 결과 20마리가 플라스틱을 삼키고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쓰고 버린 물건들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사례다.

◇ 한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빨리 버려진 물건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복잡하다. 해안가로 떠밀려 오거나 해수면에 떠 있는 것들만 문제가 아니다. 그린피스는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의 3분의 2 이상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거대한 해저 쓰레기장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유입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버려진 일회용 플라스틱이 바다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땅에서도 문제다. 매립지는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버려진 플라스틱이 수로를 막아 홍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태우는 과정에서 땅이나 대기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2018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플라스틱 관리 및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점점 늘고 있으며, 생산된 일회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는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보고서 내용을 조금 더 들여다보자.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분야별 비율을 살펴보면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36%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은 건설재료(16%), 섬유(14%) 순이다. 한국의 분야별 합성수지 생산 비율도 비슷하다. 전체 생산량 중 포장재 및 용기 생산이 40% 이상을 차지한다. 참고로 영국 추정치에 따르면, 전체 청량음료 부문 탄소발자국의 약 24%를 페트병이 차지한다. 유통 과정보다 그 영향이 크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플라스틱 소비량이 가장 많은 분야는 포장재라고 밝히면서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거의 절반이 포장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은 재활용되거나 소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평균 수명이 건설재료 35년, 전자제품 20년인 것에 비해, 포장재는 평균 6개월 이하다. “플라스틱 소비량 가운데 포장재가 가장 많다는 것이 플라스틱 위기의 근원”이라는 게 그린피스 주장이다. 평소에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들이 뭐였는지 떠올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얘기다.

◇ 구매하는 물건은 대부분 ‘일회용’ 속에 담긴다

우선 일회용품과 포장재의 개념을 짚고 넘어가자.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에서는 포장재나 일회용품이 비슷한 의미로 들리겠지만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는 포장재와 1회용품을 따로 구분한다. 1회용품은 ‘같은 용도에 한 번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포장재는 ‘제품의 수송, 보관, 취급, 사용 등의 과정에서 제품의 가치·상태를 보호하거나 품질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품의 포장에 사용된 재료나 용기 등’을 뜻한다.

이에 따르면 1회용품은 (이하 모두 1회용) ▲컵과 접시·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수저와 포크·나이프 ▲광고선전물 ▲면도기·칫솔 ▲치약·샴푸·린스 ▲봉투·쇼핑백 ▲응원용품 ▲비닐식탁보 등 10가지로 규정된다. 1회용 광고선전물은 합성수지재질로 도포되거나 첩합된 것이 이에 해당되고 1회용 봉투와 쇼핑백은 환경부장관이 재질, 규격, 용도, 형태 등을 고려해 고시하는 것은 제외한다. 1회용 비닐식탁보도 생분해성수지제품은 제외한다.

구분 짓기 복잡하지만 쉽게 생각하자. 마트에서 장을 본다고 가정하면, 제품이 비닐이나 플라스틱에 담긴 경우가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에 사용된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 등도 일상적으로 구매 후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구매하는 거의 모든 물건이 일회용 포장재와 함께 장바구니에 담기는 게 문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인은 1년에 약 11.5Kg의 플라스틱을 쓴다. 이는 생수 PET병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일회용 비닐봉투 소비량을 조사해 계산한 결과다. 한사람이 그만큼 쓴다는 얘기고 우리나라 전체로 계산하면 1년에 58만 6500톤에 달한다. 연간 소비량은 PET병 49억개, 플라스틱컵 33억개, 비닐봉투 235억개다. 비닐봉투 235억개는 20리터 종량제봉투로 한반도의 약 70%를 덮을 수 있는 양이다. 법적으로 1회용품에 해당하든 아니면 포장재에 해당하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한번 쓰고 버리는 게 많다는 의미다.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너무 많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구매하는 물건도 있지만, 그 물건을 포장하기 위해 사용된 것들도 있고 사실은 불필요한데도 습관처럼 쓰는 물건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너무 많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구매하는 물건도 있지만, 그 물건을 포장하기 위해 사용된 것들도 있고 사실은 불필요한데도 습관처럼 쓰는 물건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식탁과 주방으로 이어지는 일회용 쓰레기 문제

이 문제는 주방과 식탁에서도 이어진다. 코로나19 영향에다 배달음식과 밀키트 등을 선호하는 이른바 ‘편리미엄’ 소비 경향이 늘면서다. 포장된 상태 그대로 조리만 하면 되는 밀키트 제품 인기가 크게 늘었고 과거 ‘3분 카레’ 등으로 대표되던 레토르트 식품도 종류가 다양해졌다.

요즘은 고기와 채소 등을 일일이 손질해 겹겹이 쌓아 삶는 ‘밀푀유 나베’도, 여러 재료를 알맞은 크기로 손질해야 하는 ‘월남쌈’도 밀키트로 구매할 수 있다. 이국적인 재료와 향신료 등이 많이 필요한 ‘마라샹궈’ 같은 음식도 필요한 만큼 재료를 포장해서 판다.

식품업계에서는 2018년 기준 약 200억 원 규모였던 간편식 시장이 2024년에는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과정에서 포장이나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그릇나 플라스틱 용기, 미리 손질된 재료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비닐포장 등의 일회용 쓰레기가 늘었다.

집밥과 혼술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간편식 안주도 늘었다. 여기도 일회용품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소비자들은 전자레인지 등을 사용해 간편하게 먹은 다음 양념이 묻은 속포장 비닐이나 플라스틱 용기 등은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음식이 묻었으면 깨끗이 씻어서 버려야 하지만, 조리나 설거지가 귀찮아 간편식을 먹은 사람이라면 일회용 그릇을 설거지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지난 여름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 하나 있다. 태국 방콕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하던 사람이 게재한 사진이다. 이 사람은 숙소에 격리되면서 배달 도시락 등으로 대부분의 식사를 해결했는데 며칠 만에 일회용 용기가 숙소 바닥을 가득 채울 만큼 쌓였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특수한 사례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과 배달음식 등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모두의 문제다.

식재료를 손질하고 손수 요리하고 식기와 그릇을 모두 닦는 과정을 생략하면서 인류는 편리함을 얻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쓰레기가 늘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일회용품이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지자체별 쓰레기 발생량이 전년 대비 20~40% 내외로 증가했다. 여기에 배달음식 급증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갈 곳을 잃어가는 상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이를 두고 “전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표현했다.

‘줄여야 산다’ 일회용품 3편에서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실천 사례를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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