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로 도착한 자녀의 메시지…자녀 이름까치 사칭한 사례도 있어

가족사칭 스미싱 문자메시지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해야한다.(온라인커뮤니티 및 독자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가족사칭 스미싱 문자메시지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해야한다.(온라인커뮤니티 및 독자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엄마, 나 폰 고장나서 컴퓨터로 문자 보내는데 급히 부탁 할 게 있는데 답장 줘. 내가 오후에 줄 테니까 기프트카드 사다줄 수 있어?”

“엄마, 나 휴대폰 분실해서 다른 사람 걸로 접속했는데 급히 결제 처리할 거 있어서 엄마 카드 앞면 찍어서 보내줘. 엄마 결제 인증번호 가면 알려줘. 전화가 안 되서 답답하네. 휴대폰 찾으면 전화할게”

#A씨는 아들로부터 휴대폰이 고장나서 수리를 맡겼다며 급한 결제를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선배한테 기프트카드를 대신 구매해주기로 하고 88만원을 건네받았는데 먼저 구입해주면 돈을 돌려주겠단 요청이었다. 아들이 전화가 안 돼 곤란할 것을 우려해 시키는 대로 기프트카드를 구입해 문자로 보내줬다. 이후에도 링크를 보내주며 악성코드설치를 유도했다. 아들과 통화를 통해 사기임을 인지했지만 이미 계좌번호와 비밀번호까지 알려준 뒤였다.

31일 온라인커뮤니티와 소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톡을 통해 확산됐던 가족 사칭 스미싱 사기가 문자 메시지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아이템 거래 등에 취약한 5060세대의 경우 자녀를 사칭하는 부탁에 사기성을 의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로 가족을 사칭한 유사한 내용의 스미싱 사기가 발생해 금융피해가 급증했다. 이에 지난 6월 25일 금융감독원은 메신저 피싱에 대한 피해경보를 발령하고 엄격한 감독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잠잠했던 카카오톡발 스미싱 사기가 메신저에서 문자메시지로 전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내용의 사기성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됐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를 둔 50대 이상에서 피해자가 발생했다.

B씨의 경우 A씨와 동일한 문자를 받았지만 즉시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여부를 확인해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C씨도 오전에 동일한 스미싱 문자를 받고 기프트콘을 구입하기 위해 편의점까지 갔지만 자녀와 통화가 되면서 피해를 방지했다.

자녀의 실명까지 도용해 사기를 취하는 사례도 있었다. D씨의 경우 “엄마 나OO인데 지금 폰이 고장나서 그러는데 부탁할게 있어”라는 내용이었다.

신상이 노출된 스미싱의 경우 유출된 아이피 등을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E씨의 경우 부모님에게 스미싱 문자가 발송된 당일 자신의 계정이 모르는 환경에서 두 차례 로그인 시도가 있었다.

스미싱 사기를 통한 금전취득 수법은 기프트콘, 상품권 뿐만 아니라 소셜 및 인터넷 쇼핑몰 구매를 통해서도 이뤄져 주의해야한다. 인터넷 쇼핑몰 등의 아이디를 요구하는 경우 알려줘선 안 된다.

만일 이같은 메시지를 받았다면 우선 자녀나 가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문자가 걸려온 번호로 걸면 보이스피싱과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녀의 번호로 직접 전화하거나 통신사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 조치해야한다.

다음으로 경찰청에 ‘사이버 캅’ 앱을 통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경찰청 사이버 캅은 메신저 피싱 피해사례, 범행 수법, 피해 예방수칙 등을 알리는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만일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또는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려준 경우 금융감독원(국번없이 1332)이나 은행을 통해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에 등록하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메신저 피싱은 피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가족과 지인 외의 타인 계좌로 송금하지 말고,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문자·URL 주소는 삭제하고 앱 설치를 차단(스마트폰 보안설정 강화)하는 동시에 메신저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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