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차별화된 융합플랫폼 통해 경쟁력 제고해야

카드사부터 핀테크, 유통업계까지 'pay' 경쟁에 뛰어들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카드사부터 핀테크, 유통업계까지 'pay' 경쟁에 뛰어들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카드사의 전유물이었던 지급결제업이 핀테크와 유통업계까지 확장되면서 새로운 결제수단을 둘러싼 경쟁이 달아올랐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맞물리면서 결제수단의 진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와 핀테크, 유통업체는 각각 업권의 특성을 살린 신개념 pay를 앞 다퉈 내놓고 있다. 

8일 은행회관서 열린 ‘Post-코로나 시대, 카드산업의 디지털 혁신현황 및 미래’ 세미나에서 신한카드는 디지털기반의 ‘페이스페이’와 음파를 이용한 ‘아이폰 터치결제’와 같은 모바일 결제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부터 선제적으로 데이터사업에 진출하고,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출시해온 신한카드는 pay사업에서도 신한 페이판 앱을 통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 페이판에서는 터치페이와 QR결제 및 소액자투리투자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신한카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신한페이판 앱을 통해 실물카드 없이 모픈 오프라인 가맹점서 이용가능한 ‘신한PayFAN 터치결제’와 얼굴인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페이’를 내놨다. 터치결제의 경우 지난 2일 기준 누적 이용 실적이 1천만건을 돌파하며 청신호가 켜졌다.

BC카드도 OR페이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출시된 OR페이는 CPM결제방식을 채택해 고객이 개인 휴대폰으로 각 테이블과 좌석에 부착된 ‘OR코드’를 통해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톡 알림톡 기능을 통한 결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알림톡을 통해 발송된 LMS를 클릭하면 카드사 앱을 통해 바로 결제 되는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학원비 등을 학원 방문 없이 카톡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제휴를 통한 글로벌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중국 은련사와 제휴해 은련앱을 고객이 비씨카드를 통해 국내 가맹점서 결제할 수 있고, 반대로 비씨카드 고객이 은련앱을 통해 중국가맹점서 결제 가능하다.

제로페이도 OR결제 도입 등 혁신을 추진 중이다. 제로페이는 사용 가능한 어플리케이션(네이버 페이, 페이코, 머니트리, 뱅크페이, 금융회사용 결제앱)을 통해 OR결제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폰 내 앱을 켠뒤 QR결제 기능을 선택하고 QR스캐너를 이용해 가맹점에 비치되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제로페이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를 거의 줄이기 위해 금융 회사, 결제 회사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다. 사용자에겐 소득공제 30%의 혜택(총 급여의 25%이상 사용분부터 공제)을 주고, 소상공인 가맹점에는 수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초반에는 카카오페이나 등에 밀려 저조했으나 할인정책 등에 힘입어 최근 동행세일 기간에는 누적결제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pay전쟁의 중심 핀테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pay전쟁의 중심에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로 대표되는 핀테크를 제외할 수 없다. 카카오톡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페이는 막강한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월 이용자가 20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에 계좌를 연결해 계좌이체, 송금, 더치페이까지 가능하다. 또 카카오페이 증권을 통해 소액 증권투자도 된다. 여기에 직장와 소득 정보 등을 입력하면 금융사별 대출가능한도와 상품 등을 알려주는 ‘내 대출 한도’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이어 공룡으로 떠오른 건 네이버페이다. 네이버는 첫 유료회원제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의 가입자가 출시 한달만에 50만명을 돌파하며 대세를 입증했다.

‘네이버플러스’는 월 4900원을 내면 네이버의 웹툰, 쿠키, 음악,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 중 4가지를 이용할 수 있는 유료멤버십 서비스다. 네이버멤버십 회원이 네이버페이로 쇼핑을 이용할 경우 매달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5%까지 적립해준다. 여기에 네이버통장 이용시 전월결제실적에 따라 최대 연3%의 금리도 제공한다.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월 10만원이상인 경우 연 3%, 월 10만원 미만인 경우 연 1%의 수익률이 적용된다. 네이버통장으로 페이포인트를 충전한 뒤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3%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pay전쟁 뉴페이스 유통업체, 신세계·쿠팡 등 출격

카드사와 핀테크의 pay전쟁에 뛰어든 선수는 유통업체다. 신세계그룹의 ‘SSG페이’, 쿠팡의 ‘쿠페이’ G마켓·옥션의 ‘스마일페이’, 11번가의 ‘SK페이’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전용 간편 결제 수단 ‘SSG페이’를 들 수 있다. ‘SSG페이’는 모바일 앱을 통해 카드를 한번 등록하면 다음부터는 바코드만으로 결제가능하다. 이와 함께 현금처럼 이용가능 한 SSG머니도 지원하고 있다. 또 SSG페이는 지난달 AI챗봇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지급결제를 통한 경쟁력을 키워가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카드사는 신흥강자 핀테크와 유통업체에 맞설 새로운 결제수단 개발이 불가피해졌다. 기존의 카드결제 시스템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디지털환경에 있어 경쟁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카드사가 차별화된 융합서비스를 통한 디지털 전략를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카드사가 모바일 디지털화되면서 손바닥결제, NFC결제, OR결제, 생체인식, 웨어러블 등의 다양한 결제기술을 출시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발발이후 카드사의 모바일 디지털화과 가속화되고 있다”며 카드사와 디지털 기술 연계성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디지털 기기를 갖고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한꺼번에 이용하도록 하는 원스톱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 연구위원은 “원하는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하고자하는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카드사의 융합서비스는 초기 단계지만 카드사의 가맹점·카드결제 인프라 및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차별화된 융합서비스를 개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을 연결할 수 있는 카드사만의 핀테크플랫폼으로 거듭나야한다는 의견이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또한 “카드결제 시스템이 Post Corona 시대의 digital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인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도 있다”며 “카드업계 스스로가 지속적 혁신을 통해 My Data, My Payment를 넘어 종합지급결제업까지 담당할 역량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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