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린 약, 생태계 교란까지

약국, 보건소마다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리세요!

 
기름 유출로 바다가 오염돼 있다.(출처 flickr)/그린포스트코리아
기름 유출로 바다가 오염돼 있다.(출처 flickr)/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약이 토양, 수질 오염은 물론 생태계 교란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을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폐의약품은 매립되거나 도시하수로 배출돼 환경이 오염되고, 음식물을 통해 우리 몸에 다시 흡수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들은 상비약으로 구비해 둔 소화제, 진통제 등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연고는 그냥 바를 뿐더러 남은 처방약도 급하면 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사용기한이 지난 약은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 사용기간이 지난 약은 약효가 떨어져 충분한 치료효과를 낼 수 없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 변질되거나 부패해 콩팥에 손상을 입히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 올 수도 있다. 사용기한이 경과한 항생제는 증상이 치료되지 않고 되려 내성균을 키울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사용기한은 어떻게 확인하는지, 이미 사용기간이 지나버린 약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보겠다.

 

연고도 사용기한 있다? 제형 따라 달라지는 사용기한

약 사용기한 (이민선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약 사용기한 (이민선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사용기한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겉 상자를 버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개별로 알루미늄에 압박포장지(PTP)에 밀봉된 형태의 알약은 겉 상자에 표시된 사용기한까지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조제한 알약은 이미 조제 과정에서 외부 공기와 접촉하기 때문에 2개월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또 여러 알약을 개별적으로 복용하도록 조제 받았다면 6개월 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분말 형태의 가루약은 일반적으로 조제과정에서 알약을 분쇄하는 과정을 거치며 외부 공기와 많이 접촉해 알약보다 사용기한이 짧다. 게다가 정제 형태 알약보다 습기에 취약하므로 1개월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시럽약도 상대적으로 사용기한이 짧다. 보통 개봉 시점부터 한달 이내 복용해야 한다. 게다가 일회용 투약 병에 덜어 두면 공기에 쉽게 접촉하므로 2~3주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연고와 안약은 개봉 후 겉 상자에 표시관 유통기한 뿐만 아니라 개봉일로부터 경과된 날짜도 확인해야 한다. 보통 연고의 사용기한은 6개월이고, 통에 덜어 담은 경우는 한 달 정도다. 안약은 개봉 후 1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개별 확인은 필수다. 사용기한이 아직 지나지 않은 약이더라도 색이 변하거나 악취가 나고, 거품이 생기면 복용하면 안된다. 

 

먹다남은 약,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환경부
환경부 포스터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렇다면 남은 약,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어떻게 버릴까? 전국의 약국과 보건소마다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병의원에서 처방받는 대부분의 약은 약국에서 약을 싸는 종이인 ‘약포지’에 포장된 형태로 받게 된다. 이를 버려야 할 경우 약포지를 뜯을 필요 없이 그대로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처방약이 아니라면 일반 정제인지 시럽제인지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 정제는 약이 들어있는 압박포장지(PTP)를 제거해 캡슐이나 알약만 따로 비닐에 모아 밀폐 후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시럽제는 약물을 한 병에 모은 다음, 새지 않도록 밀봉한 후 배출해야 한다. 

연고와 안약은 겉 상자만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고, 튜브나 플라스틱 통 그대로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이렇게 올바르게 수거된 약들은 두 달에 한번, 보건소에서 '폐의약품 수거의 날'을 지정하여 지역 내 약국의 폐의약품까지 모두 수거한 후 소각 처리한다. 

또 앞으로는 폐의약품 처리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폐의약품 배출 시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가정 배출 폐의약품 수거·처리 등 관리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건복지부, 환경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약국이나 보건소에서만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것이 아닌, 주민센터에서도 수거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 시민은 "일부 약국에서는 폐의약품을 수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약을 구입하지 않으면서 폐의약품을 전달하면 눈치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눈치 안보고 폐의약품을 버릴 수 있게 약국 내 폐의약품 수거함을 마련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다"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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