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돋보기] 지난해 원전 가동이 급격히 떨어진 이유
[탈원전 돋보기] 지난해 원전 가동이 급격히 떨어진 이유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6.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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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 유지하던 원전이용률 66.5%까지 떨어져
격납 철판 부식, 콘크리트 공극 등으로 정비일수 늘어
원전 가동률.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전 가동률.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력계와 보수 언론은 이를 ‘탈원전’ 때문에 비용이 싼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줄여서 나타난 결과라고 주장했다. 원전 이용률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원전 이용률은 떨어졌으나 탈원전 때문은 아니다.

지난 10년간의 원전 이용률을 보면 2017년과 지난해 가동률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80~90%를 유지하거나 최소 70% 중반대이던 원전이용률이 지난해 66.5%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원전이용률이 떨어진 이유는 ‘정비일수’와 관련이 있다.

2016년 1300여일이던 정비일수는 2017년과 지난해에는 2300여일로 1000일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2016년 6월 한빛 2호기 격납 설비에 문제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원안위와 한수원은 한빛 2호기 정기검사 중 격납건물 철판 부식을 처음 확인했다. 2016년에는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월성 1~4호기가 수동중단 되기도 했다.

원전 점검 결과 이후 한빛 1호기, 한울 1호기, 고리 3, 4호기, 한빛 4호기 등 곳곳에서 부식과 공극이 발견됐다. 이에 따른 점검과 보수로 인해 원전가동률이 떨어졌다. 지난 2013년 원전 부품 비리 사건 직후 원전 정비일수가 700여 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엔 정비일수가 400여 일 늘면서 이용률이 떨어지는 일도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 적자에 대해 “한전과 자회사인 한수원 등의 실적 하락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 원전 이용률 하락이 주원인”이라며 “2016년 6월 이후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결함 등 과거 부실시공에 따른 보정조치로 인해 원전 정비일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원전 가동이 중단된 이유를 살펴보면 부실시공과 비리 등의 이유가 압도적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거래소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원전 24기는 2013년 1월~2018년 9월 사이 총 5568일 멈춰섰다. 공식적으로 실시하는 계획예방정비 일수를 뺀 수치다. 

이중 부실시공에 따른 가동 중단이 2631일로 추산 손실액이 6조5144억원에 달했다. 납품 비리로 가동이 중단된 일수는 1513일로 추산 손실액 5조3639억원, 불량 부품 문제로 인한 가동 중단일은 1424일로 추산 손실액 5조246억원이었다. 

원전 안전 잔혹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빛 4호기는 증기발생기 안에 망치가 들어있다는 사실도 운전 20년 만인 2017년 알려졌다. 첫 정기검사 당시 이물질을 발견한 한수원이 이를 쉬쉬한 것이다. 교체에만 3000억원이 투입됐다. 증기발생기는 두께 1㎜의 얇은 관(세관) 8000여개로 구성돼 있어 내부 이물질과의 잦은 충돌로 구멍이 생기면 냉각수가 누출될 수 있다.

지난달 한빛 1호기에서 일어난 열출력 제한치 초과 사태처럼 인재로 인한 사고도 있다. 당시 원자로 출력이 18%까지 치솟는 등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12시간 가까이 수동정지를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제어봉 인출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도 한수원·원안위 등에서 이를 쉬쉬한 것이다.

이렇게 원전이 가동 중단되면 일어나는 손해는 1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운영 미숙과 사후 조치의 석연찮음, 관계기관의 부적절한 대응, 안전 관리 미흡 등 총체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한빛 1호기 사태가 한편에서는 탈원전으로 인한 원전 이용률 하락으로 둔갑할 지도 모를 일이다.

seotiv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