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배출량 대비 최소 45% 감축하고, 2050년에는 전 지구적인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탄소중립이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다시 흡수해 순 배출량이 0이 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넷제로(Net-Zero)’라고도 해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방법으로는 산림 등 자연 흡수원을 이용하거나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권승문·김세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中, 37쪽.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자료를 보면,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란 6대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중에서 이산화탄소의 순배출을 제로화시키는 활동을 의미했다. 반면에 기후중립(climate neutral)은 6대 온실가스 모두의 순배출을 제로화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탄소중립보다 기후중립을 달성하기가 훨씬 어렵다. IPCC에서 말하는 넷제로(net-zero)란 용어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모든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개념인 기후중립과 동일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탄소중립과 기후중립, 넷제로는 사실상 같은 의미다.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6대 온실가스를 포함한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탄소중립이란 용어가 ‘중립’에 초점을 두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기보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기술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탄소 포집 및 저장·활용(CCUS)’과 같은 미래의 불확실한 기술에 의존하게 된다는 비판이다. 

한국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첫 번째 시나리오(A안)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80.4백만 톤으로 최소화했다. 특히 화석연료 발전을 전면 중단해 전환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그 외 수송, 수소 부문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상정했다. 2050년에도 일부 남아 있는 배출량에 대해서는 산림 등 흡수원(-25.3백만 톤)과 CCUS 등 제거 기술(-55.1백만 톤)을 통해 온실가스를 흡수·제거해 최종 순배출량을 영(0)으로 가정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A안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117.3백만 톤으로 많은 2050년을 상정했다. A안과 마찬가지로 석탄발전은 중단되었으나 LNG발전은 일부 유지되는 것을 가정했다. 또한 대체연료 개발이 이루어져 내연기관차도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가정했다. 그리고 CCUS 등의 흡수·제거 기술(-92백만 톤)이 충분히 발전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최종 순배출량이 A안과 마찬가지로 영(0)이 될 것으로 가정했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법을 크게 10가지로 제시한 바 있다. 우선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청정에너지와 에너지효율 개선에 투자한다. 건물을 에너지 효율화하고, 시멘트와 철강, 플라스틱 등 소재를 탈탄소화한다.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고 대중교통을 증가시키고 항공과 해운도 탈탄소화한다. 산림을 복원하고, 폐기물과 쓰레기를 감축하며,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린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이 아닌 ‘탄소제로’를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탄소제로보다 정확한 표현은 ‘온실가스 배출제로’일 것이다. 하지만 2050년 탄소중립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다. 전환과 산업,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전 분야의 온실가스를 최대한 영(0)으로 줄여야 한다. 더 나아가 탄소 흡수와 제거를 고려하지 않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제로 사회는 가능할까. ‘넷제로’를 넘어 ‘배출제로’를 위한 시나리오도 있어야 한다. 

이제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어의 뜻을 알고 중요한 문제인지는 알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렵다는 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승문 기자가 지은 책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문제가 우리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고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 함께 만들고 살아갈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매주 일요일, 책에서 나오는 주요한 내용을 발췌하고 핵심 단어를 선정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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