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한림대 교수 “인플루엔자 자체도 환각 유발” 속단 경계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최근 부산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타미플루 부작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타미플루는 정말 환각증상을 유발해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것일까.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자체가 환각증상을 유발한다면서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속단을 경계했다.

이 교수는 26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타미플루 부작용은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일본에서 처음 보고됐다”면서 “당시 10여명 이상의 청소년이 환각증상을 겪고 일부는 자살하는 상황이 벌어져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타미플루와 (자살의) 연관돼 있는지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타미플루 때문인지 아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루엔자 자체도 워낙 신경증상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인플루엔자에 의한 신경증상인지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타미플루 복용군과 미복용 군을 비교했더니 환각증상 발병 숫자가 거의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는 “명확하진 않지만 (타미플루가 환각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은) 좀 가능성이 떨어지지 않나 정도로 학계는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아직도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환각을 유발하는 이유에 대해선 “신경증상을 많이 일으키고 뇌염이라든지 뇌수막염도 일으키기 때문”이라면서 “인플루엔자의 이 같은 합병증 때문에 학자들 간에 사실 논란이 많다”고 설명했다.

방송 중 한 청취자가 ‘아들이 중학교 1학년인데 3주 전 A형 독감으로 5일 동안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그런데 아들이 약을 복용한 지 40분이 지나면 자신이 왜 이동했는지 모르는 장소로 이동하는 증상을 경험했다. 약을 처방 받을 땐 어떤 부작용도 듣지 못했지만 검색해보니 환각증상 경험담이 있어서 현재 아이 곁을 지키고 있다’는 내용의 사연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독감에 걸리면 타미플루를 안 먹어도 이런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면서 “뇌염이나 뇌수막염 때문일 수 있다. 뇌염이나 뇌수막염이 없어도 두통이나 불면증이 심해지고 이에 따라 환각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인플루엔자 초기에 겪는 고열 때문에 이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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