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내셔널야생동물보호지역서 석유시추 박차
대기질·지하수·야생생물보호 규정 완화·포기 불 보듯
공화당원인 알래스카 하원의원들이 사업 강력 추진

북극곰 (사진=Pixabay)
북극곰 (사진=Pixabay)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북극곰은 이제 피눈물을 흘릴 일만 남은 것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내셔널 야생동물 보호지역(ANWR)에서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가 현재 ANWR에서 추진 중인 환경영향평가의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업체들에게 시추 사업 임대권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원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위해 ANWR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고 지난해 4월 발표한 바 있다.  1980년 이후 첫 규제 완화 조치였다. 이 계획은 지난해 12월 의회 승인을 얻어 추진력을 얻었고, 지난 4월 미국 정부는 ANWR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의 필수 조건인 공청회를 알래스카 외부에서 딱 한 번 여는 등의 방법으로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줄였다.

ANWR에는 상당량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시추 사업 임대권을 판매하면 석유 및 가스 산업이 큰 수혜를 입는다. 미국 정부가 대기 질, 지하수 공급, 야생 생물 보호 규정을 완화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토박이들은 알래스카 북극 원유 시추계획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위친 부족은 이 사업이 고향을 파괴하는 매우 비윤리적 행위가 될 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도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100개 화석연료 생산업체 및 은행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사업에 동참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알래스카 북극에서 원유를 캐면 엄청난 기업 평판 하락 위험과 여론의 뭇매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론이 좋지 않지만 공화당원인 알래스카 하원의원들이 해당 사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들은 알래스카 주와 연방정부가 향후 10년간 10억달러의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유로 비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추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jdtimes@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