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 신재생에너지 제외' 지역 내 갈등 풀 수 있을까
'SRF 신재생에너지 제외' 지역 내 갈등 풀 수 있을까
  • 주현웅 기자
  • 승인 2018.11.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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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발의한 ‘고형폐기물(SRF) 신재생에너지 제외법’이 업계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SRF발전시설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이 법안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SRF를 신재생에너지 분류에서 제외하는 법을 대표발의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정부가 ‘폐자원 에너지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SRF발전소가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며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을 배출하는 SRF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정 대표가 이 법안을 발의한 또 다른 이유는 전북 전주시 팔복동에 들어설 SRF소각발전소를 막기 위해서다. 정 대표 지역구이기도 한 이곳은 SRF소각발전소 건립 문제를 두고 지자체와 주민, 기업이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국회까지 간 '전주 SRF소각시설'…댓글공격에 갈등 확산<그린포스트코리아> 11월6일 보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8일 SRF를 신재생에너지 범주에서 제외한다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정동영 대표 페이스북)2018.11.16/그린포스트코리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8일 SRF를 신재생에너지 범주에서 제외한다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정동영 대표 페이스북)2018.11.16/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에 전주시민들은 정 대표가 발의한 법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지자체인 전주시도 SRF소각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며 운영업체와 소송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법안이 SRF업체를 압박할 또 다른 카드가 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전주시민들은 팔복동 SRF소각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까지 연 바 있다. 

지역주민인 지모(33)씨는 “팔복동에 들어오려는 SRF소각발전소의 운영업체는 규모가 큰 곳도 아니다”라며 “SRF가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돼 있어 정부 지원을 받아 사업이 원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은 유해물질 때문에 SRF를 기피하는데, 막상 정부는 SRF를 신재생에너지라며 지원하고 있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전국 각지에서 나온다. 현재 전주와 같은 사례가 강원 원주, 전남 나주, 충남 예산, 경기 포천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충남 내포신도시는 SRF열병합발전소를 2023년까지 건설하려던 계획이 주민 반발에 부딪혀 지난 9월 LNG열병합발전소로 전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SRF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SRF의 원료는 주로 폐타이어와 같은 고무 등에서 오는데 이런 ‘비재생 폐기물’이 신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된 것 자체가 모순이란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신에너지는 맞는데 재생에너지는 아니란 뜻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서 SRF를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한 곳은 없다. 

이에 대해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SRF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된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재생에너지 통계 부풀리기 목적 아니냐’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며 “이번 발의안은 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시설에 대한 지원을 끊음과 동시에 글로벌스탠다드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법안에 대한 반발도 없지 않다. SRF 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적 일관성은 유지돼야 하지 않겠냐”며 “고형화폐기물이 발생시키는 환경오염 물질은 업체별로도 다르고 연구결과도 제각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면 그에 따른 제재를 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SRF발전소가 폐기물을 감소시키는 데 실제 도움이 된다는 점도 해당 법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SRF가 주로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들로 구성된 만큼 관련 업계가 위축되면 또 다른 환경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SRF발전량이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67%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업계가 활력을 띄고 있다. 

환경부 한 관계자는 “만약 SRF 업계가 불황이면 국내 폐기물 처리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회적으로 친환경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고, 일회용품 등 모든 쓰레기의 매립·소각량 자체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점도 비춰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SRF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를 부여하지 않는 게 법안의 핵심”이라며 “REC에 따른 인센티브가 사라지지면 각 업체들은 사업을 계속 할지를 두고 고민하게 될 것이므로 지금처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보다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sco12@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