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까지 간 '전주 SRF소각시설'…댓글공격에 갈등 확산
국회까지 간 '전주 SRF소각시설'…댓글공격에 갈등 확산
  • 주현웅 기자
  • 승인 2018.11.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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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SRF소각발전시설 건립 문제를 두고 지역사회가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픽사베이 제공)2018.11.6/그린포스트코리아
전주시 SRF소각발전시설 건립 문제를 두고 지역사회가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픽사베이 제공)2018.11.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전북 전주시 팔복동에 고형폐기물연료(SRF) 소각발전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두고 지역사회가 내홍을 겪고 있다. 시민들의 반대와 함께 지자체와 기업간 소송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때아닌 댓글 공격 사태까지 벌어져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번 사태는 2016년 5월 폐기물 처리업체인 주원전주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증을 받으면서 비롯됐다. 이 업체는 이어 전주시의 건축허가를 받고 같은 해 11월 소각발전시설 공사에 착수했다.

지역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각시설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이는 전주는 물론 완주와 김제 등 전북지역의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한 해당 시설이 전국 각지의 폐기물을 취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주시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 작년 9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부결에 이어 업체측에 공사 중지 및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이에 주원전주는 전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현재는 발전시설 관련 공사중지 및 원상회복명령취소와 관련한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SRF는 고체폐기물 중 발열량이 4000kcal/kg 이상인 가연성 물질을 선별해 파쇄, 건조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연료화시킨 고체연료 제품을 말한다. 생산된 SRF는 주로 발전소, 산업용보일러의 보조연료 등으로 사용되지만, 생산과정에서 다이옥신 등을 배출한다.

시민들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산자부가 허가증을 내주고, 전주시가 여론을 외면한 채 동의의 뜻을 내비친 것부터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전주시 공무원의 막말논란이 불거져 사태는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전주시 SRF소각발전시설 문제를 비판한 시민에게 전주시 공무원이 막말댓글을 작성해 논란이 됐다.(온라인 커뮤니티)2018.11.6/그린포스트코리아
전주시 SRF소각발전시설 문제를 비판한 시민에게 전주시 공무원이 막말댓글을 작성해 논란이 됐다.(온라인 커뮤니티)2018.11.6/그린포스트코리아

막말논란은 지난 1일 발생했다. 이날 전주시민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각발전시설 건립 반대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김승수 전주시장이 전주시민을 우롱하고 속이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응하는 시 행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제는 이 글에 달린 댓글이었다. 댓글은 "글을 쓰신 분은 진정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앞장서시는 분인지 꼭 누구 안티팬이어서 세규합을 하시는 건지 엣갈리는 글들만 올리시네요. 진정 시민들의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정치적인 표현은 자제 부탁드립니다"라고 내용이었다. 해당 댓글은 전주시 국장급 한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전주 고형폐기물소각장 백지화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고형폐기물 소각장 반대 활동을 정치적으로 음해하고, 여론을 조작한 전주시청 모 국장의 사과와 징계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댓글 작성 당사자는 “주민대표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 아닌 게 있어 항변하는 차원에서 말한 얘기”라며 “잠시 공무원 신분을 망각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문제가 된 댓글은 삭제된 상태고, 댓글을 작성한 국장은 커뮤니티를 탈퇴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전주MBC캡처)2018.11.6/그린포스트코리아
김승수 전주시장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전주MBC캡처)2018.11.6/그린포스트코리아

전주 시민들의 불만이 된 대상은 전주시뿐만 아니다. 이들은 SFR소각발전시설에 허가를 내준 산자부의 일관성 없는 태도도 문제로 지적했다. 산자부는 지난 6월 충남 내포신도시의 SRF 집단에너지시설에 대해서는 주민합의 부재 등을 이유로 불승인했다.

전주시 덕진동에 거주하는 황모(40대)씨는 “전주에 들어설 SFR소각시설의 5㎞ 이내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택지 개발지구와 신도시들이 위치해 있다”며 “전주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한 동네 중 한 곳인데 주민동의 없이 소각시설을 건립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뒤늦게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시설 건립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다수의 시민이 반대하는 만큼 시 차원에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승수 전주시장도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처리 과정에서 주변 여건과 환경 영향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부족했다”며 “깊이 사과드리고, 강력한 행정력으로 끝까지 대응해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주시는 이 시설이 끝내 건립될 경우도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시장은 지난 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고형연료사용·제조시설에 대한 이전 및 휴폐업 보상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특별법은 SRF시설이 위치한 부지 일대를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 시설과 주민들의 이전 비용 및 업체의 친환경 기술 전환 등에 대해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chesco12@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