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천하 막내린 김은경… 닻 올린 '조명래호' 걱정반 기대반
1년 천하 막내린 김은경… 닻 올린 '조명래호' 걱정반 기대반
  • 주현웅 기자
  • 승인 2018.11.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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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명래 환경부 신임 장관을 임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인사다. 지속되는 보수야당의 지명철회 요구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도 불발됐다. 그러나 환경부 장관의 교체를 더 늦춰선 안 된다는 청와대 판단이 앞섰다. 이는 조 신임 장관이 마주해야 할 사안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폐비닐 대란 등의 실책으로 비판받아 왔다. 이로써 임기 약 1년3개월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환경부 제공)2018.11.9/그린포스트코리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폐비닐 대란 등의 실책으로 비판받아 왔다. 이로써 임기 약 1년3개월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환경부 제공)2018.11.9/그린포스트코리아

◇ 폐비닐과 플라스틱 대란…거듭된 실책에 교체된 장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약 1년 3개월여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김 전 장관은 올해 초 발생한 폐비닐 및 플라스틱 대란에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으로 발생한 폐비닐 대란은 국내 재활용 업체의 수거 거부로 이어지면서 혼란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미숙한 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작년 7월 환경오염을 이유로 24개 폐기물 수입금지를 발표, 이에 따른 국내 여파 또한 일찍이 예견됐었다는 점에서 환경부에 대한 비판은 더해졌다.

중국이 폐기물 수입 중단을 공식 발표하고 두달가량 흐른 지난 4월에야 본격 대응에 나선 김 전 장관은 실제로 “환경부가 잘못한 것 같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사태의 뒷북대응으로 김 전 장관이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이낙연 총리에게 뭇매를 맞은 일화는 유명하다.

그 뒤에 나온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억제 정책도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 환경부는 카페 등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전면금지했지만, 이는 오래전부터 원칙적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때문에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대책을 요구하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환경부 내부 문제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관이 코드인사를 한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연구를 도맡아 온 간부가 자원순환정책 담당국장으로 이동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민단체 출신인 장관도 행정 능력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실무담당자마저 전문성에 의문부호가 찍혔다.

그나마 김 전 장관 재임 당시 물관리 주체가 환경부로 일원화된 것은 행정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대강 보 수문 등 하천관리 기능은 국토교통부에 그대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이는 조명래 신임 환경부 장관이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가 됐다.

김 전 장관은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통해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환경부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철학위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제안과 실행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지난 1년은 그런 과정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환경의 문제는 '보존'과 '개발'이라는 낡은 이분법적 사고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환경부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철학 위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제안과 실행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신임 환경부 장관이 흑산공항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조명래 신임 환경부 장관이 흑산공항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 우여곡절 끝에 임명…‘흑산공항’ 등 조명래 신임 장관의 과제

조 장관은 가까스로 임명됐다.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및 정치적 편향성 등으로 야당의 거센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았다. 일각에선 “운이 좋았다”는 말도 나온다. 인사청문회 시점이 국정감사 때와 겹치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가 비교적 떨어진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됐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문제에 더 집중했다.

조 장관이 마주할 사안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흑산공항 건설 추진여부다. 조 장관이 환경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 장관의 환경부는 해당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조 장관이 흑산공항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를 두고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의 소신과 정치적 역학 관계가 부합하지 않아서다.

조 장관 소신대로라면 흑산공항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테지만, 청와대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정반대의 태도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장관은 개발주의와 거리가 먼 인물로 평가받는다. 4대강 등 보수정권이 추진한 상당수의 환경정책을 비판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 ‘환경정의’ 대표와 한국NGO학회장을 역임할 만큼 시민단체와의 네트워크는 긴밀한 편이다.

때문에 다수의 환경단체가 개발주의에 반대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반발 중인 흑산공항 건설을 조 장관이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있다.

하지만 조 장관이 임명된 배경을 들어 그가 흑산공항 건설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이는 김 전 장관이 경질된 이유가 흑산공항과 연관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김 전 장관이 폐비닐과 플라스틱 대란 등의 실책과 맞물려 흑산공항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다는 말이 파다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부터 주력해 온 흑산공항 건설 건을 김 전 장관이 반대해 마찰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조 장관은 김 전 장관과 다를 것이란 말이 나온다.

특히 조 장관이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과거 공저활동을 벌이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조 후보자와 김 실장은 2011년 ‘저성장 시대의 도시정책’이란 책을 함께 썼다.

한편에선 이런 이유들로 인해 환경부가 일관된 정책을 펴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신과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갈팡질팡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인사청문회 당시 진보진영에 속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조차도 조 장관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조 후보자가 소신이 없다는 게 위장전입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라고 일갈했다.

조 장관이 4대강과 녹조 및 물관리 일원화 등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는 적극적일 것이란 시각이 대다수다. 조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던 대표적 인물이다. 이에 따라 연내 금강·영산강, 내년 한강·낙동강 등 4대강 보 처리 방안 마련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대란 등에 관해서는 쟁점보다는 해결 필요성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대책마련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김 전 장관도 잘 해왔다고 생각하나, 조 장관 역시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흑산공항 건설의 경우 일각에서 전향된 입장을 보일 것으로도 바라보지만, 실제 그렇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고와 단국대 지역개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를 거쳐 영국 영국 서섹스대에서 도시 및 지역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공간환경학회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서울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한국환경회의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chesco12@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