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토크 콘서트 진행
생활 속에서 '노플라스틱' 실천 중인 이들 노하우 공개

(어쓰 제공)
비닐봉지 대신 '면주머니'를 이용해 장을 보는 모습. (어쓰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플라스틱 프리(free)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일상에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서울시는 15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 문제에 대해 시민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차원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일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은 비닐봉지 대신 다회용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일회용컵, 플라스틱 빨대만 줄여도 사용량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토크콘서트 1부에서는 생활 속에서 '노플라스틱'을 실천 중인 네 명의 패널이 나와 자신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쓰레기를 '덕질'하면 줄이는 방법도 보인다

일회용품 시민 모니터링단 '어쓰' 멤버 정승구씨는 일주일간 쓰레기 없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정씨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자신이 버리는 폐기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일상에서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사진을 한 장씩 찍었다. 1주 차에는 22장, 2주 차에는 28장...한 달이 지나니 총 113장의 사진이 모였다. 모인 사진을 훑어보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쓰레기는 과자봉지, 아이스크림 껍질, 라면 용기 등 '먹는 쓰레기'였다.

관찰을 마친 후에는 본격적으로 '쓰레기 없는 삶'에 도전했다. 장을 볼 때에는 장바구니와 다회용 통을 챙기고 휴지 대신 손수건을 이용하며 페트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간이 정수기도 구매했다.

정씨는 "처음부터 쓰레기 없이 살기에 도전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버린 쓰레기를 관찰하는 일부터 시작하면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깃들게 된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사는지 생활습관이나 소비패턴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달에 딱 일주일 만이라도 쓰레기 관찰기를 써보셨으면 한다. 그러면 점점 버릴 것을 만들지 않게 되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면 자연스럽게 폐기물 양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알맹시장이 진행하는 '껍데기는 가라 NO 플라스틱 마켓' 프로젝트. (알맹@망원시장 제공)
알맹시장이 진행하는 '껍데기는 가라 NO 플라스틱 마켓' 프로젝트. (알맹@망원시장 제공)

◇비닐봉지 한 장이 170만개 '미세 플라스틱' 만든다

알맹@망원시장(알맹망원) 프로젝트 매니저 고금숙씨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고씨는 발표를 통해 전통시장·마트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검은 비닐봉지, 이중포장, 속비닐을 줄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씨가 운영하는 '껍데기는 가라 NO 플라스틱 마켓' 프로젝트도 이를 생활 속에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작됐다. 현재 알맹망원 프로젝트는 16개의 매장이 자발적으로 협약을 맺은 상태다. 협약 매장은 기본적으로 검은 비닐봉지를 제공하지 않으며, 현판이 달린 곳에서는 장바구니도 빌릴 수 있다. 빌린 장바구니는 망원시장 내 카페로 가져가 보증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또 시장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도 준다.

고씨는 "전통시장은 비닐 사용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일회용 봉지가 사용되고 있다. 또 필요 이상으로 많은 포장이 되어있는 물건들도 많다. 비닐봉지 한 장은 170만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물건을 팔 때 사용하는 비닐들을 줄여나가야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지자체의 구조적 변화도 필요하지만 개인의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플라스틱 없는 카페 '보틀팩토리'. (보틀팩토리 제공)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카페 '보틀팩토리'. (보틀팩토리 제공)

◇소비자와 업주가 함께 노력하는 '노플라스틱' 카페

마포구 연희동에 위치한 보틀팩토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카페다. 컵, 빨대, 음료 젓개 모두 다회용품을 사용하며 매장 안에는 손님이 텀블러를 직접 씻을 수 있는 싱크대가 있다.

일회용컵 없는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테이크아웃' 음료도 전부 다회용기에 내어준다. 소비자는 소정의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서 이를 돌려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지역 내 카페들과 제휴를 맺고 유리병을 수거, 세척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일회용컵 없는 카페를 위해 텀블러를 기부받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600개의 다회용컵을 모았고, 깨끗이 세척한 후 다시 손님들에게 돌려주는 일을 진행 중이다.

또 주방에서는 탄산수 페트병 대신 탄산 제조기를 사용하고 빵 반죽을 싸는 랩, 비닐도 왁스랩으로 교체했다.

정 대표는 "세정제 리필 파우치, 원두 봉지, 각종 재료 용기 등에서 너무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업주의 과제고 소비자는 빨대나 음료컵을 다회용품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을 계속 해야한다. 완벽한 솔루션보다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시도하고 실험하면 우리 사회에서 제로 웨이스트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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