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5일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황인솔 기자) 2018.10.15/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시가 15일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황인솔 기자) 2018.10.1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500여명의 시민과 지자체 관계자가 머리를 맞댄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는 15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플라스틱 사용 문제에 대해 시민과 논의하고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1부에서는 '잼스틱'의 재활용 악기 공연, 황보연 기후환경본부장의 인사말, 유미호 녹색위 자원순환분과위원장의 기조발제가 있었다.

유미호 위원장은 '일회용품 없는 세상을 꿈꾼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우리가 날마다 들이쉬고 내쉬는 숨, 우리가 먹는 음식, 사용하는 물건은 지구를 통해 얻는다. 그런데 이제는 지구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기에는 이제 힘겨운 나날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폐플라스틱은 연간 3억 톤 이상 배출되며 800만~1200만톤의 플라스틱은 바다로 배출된다. 플라스틱은 생산에 5초, 사용에 5분, 분해에 500년이 걸리지만 재활용률은 50%가 되지 않는다. 곧 인류는 미세 플라스틱을 통해 고통받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봄 플라스틱 대란이 일어난 후 시민들은 일회용품 없는 일상을 그려나가고 있다. 모두가 노력한다면 플라스틱 프리 도시를 완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노플라스틱 카페 '보틀팩토리'를 운영하는 정다운 대표, 일회용품 시민 모니터링단 '어쓰' 소속 정승구씨 등이 나와 일주일간 쓰레기 없이 살아가기,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카페, 쓰레기로 일상의 물건 만들기 등 실천 사례를 소개했다.

토크콘서트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송철훈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PD, 영화배우 박진희가 패널로 참여했다. (황인솔 기자) 2018.10.15/그린포스트코리아
토크콘서트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송철훈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PD, 영화배우 박진희가 패널로 참여했다. (황인솔 기자) 2018.10.15/그린포스트코리아

2부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송철훈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PD, 영화배우 박진희가 패널로 참여했다.

토크콘서트는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 플라스틱 저감 관련 정책 등 평소 궁금했던 문제들에 대해 패널과 묻고 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또 시민들이 스케치북에 질문을 적어 들어 보이면 패널이 답변하는 차례도 이어졌다.

시민 한 명은 패널들을 향해 '이 자리에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배우 박진희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으로 우리 아이들이 쓰레기가 가득한 바다에서 나온 생선을 먹고, 아이들이 그런 바다에서 뛰어놀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그래서 얼굴이 알려진 배우로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해서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철훈 PD는 "바다로 흘러들어온 플라스틱은 끝없는 여행을 하게된다. 우리나라 해변에도 동남아나 중국에서 온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쌓여있다. 최근에는 모래 대신에 플라스틱이 쌓인 해변이 흔할 지경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플라스틱은 나노미터까지 깨진다는 보고가 있다. 참깨를 1000등분 하면 마이크로미터고, 마이크로미터를 1000등분 하면 나노미터다. 그렇게 작아진 플라스틱은 우리의 몸에 흡수돼 건강을 해친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바다와 땅을 뒤덮을 것이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박원순 시장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에 대해 물었다.

박 시장은 "우리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 많은 플라스틱을 쓰고 있다. 소각장에 갔는데 검은 비닐봉지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조금 강경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일회용품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많다. 에코백, 텀블러 등이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시민들께서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화 이사장도 "우리 주변의 4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소비자들도 쓰레기가 덜 나오는 물건을 선택하고, 플라스틱을 사용할 때마다 진짜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도 사실 엄청나다. 그 비용을 줄이면 세금이 줄어들고, 우리의 주머니도 두둑해질 것이다. 결국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경제에도 좋은 일"이라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시민들은 서울시에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는 방법' 몇 가지를 제안했다.

한 20대 여성은 1인 가구를 위한 '재활용쓰레기 정거장' 설치를 요구했다. 1인 가구가 많은 동네에서는 쓰레기 분리배출을 할 곳이 부족해 재활용품을 함부로 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50대 여성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인 '물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수돗물 아리수를 많이 마실 수 있도록 음수대를 추가 설치하고, 아리수가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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