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대규모 해외사업 부실 변수 등장
"대우건설 미래와 위험 요소 감당 어려워"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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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새우가 고래를 뱉어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업계 13위가 3위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들떴던 업계 분위기는 단 9일만에 싸늘하게 내려앉았다. 대우건설의 대규모 해외사업 부실이라는 돌발 변수가 튀어나오면서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8일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미래와 위험요소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다”면서 “이에 아쉽지만 대우건설 인수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개월여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기간 산업체를 정상화 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고 대우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적지않은 마음고생을 한 상황도 토로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중단한 데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부실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파악하고 다시 제작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소요된 비용 3000억원이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됐고 영업이익도 143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당초 7000억원 이상이 예상됐던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00억여원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호반건설은 이 같은 결과를 접한 후 내부 검토를 진행했고, 대우건설의 여러 해외사업 부분에서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카타르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적까지만 고려해 인수를 진행했던 호반건설은 결국 추가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호반건설은 이날 오전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이로써 대우건설 매각은 또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특히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추가 부실 우려를 내세워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에 다음 매수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호반건설이 매각대상 지분 50.75%(2억1100만여주) 중 40%(1억6600만여주)를 주당 7700원에 즉시 인수하고 나머지 10.75%(4500만여주)는 2년 뒤 추가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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