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삼성전자 갤럭시S8 발표장서 갤노트7 재활용 촉구 시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현지시각으로 26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에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재사용·재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27일 그린피스에 따르면 스페인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등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삼성, 갤럭시노트7 재사용·재활용을 적극 검토하라'(Samsung, it’s simple. GalaxyNote7 Rethink. Reuse. Recycle)는 현수막을 펼쳤다.

이날 활동가들의 모습은 행사에 참가한 세계 언론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이 기자회견장 입구 옥상에서 대형 현수막(가로×세로 8m)을 설치하자 행사장 관계자들이 저지하기도 했다.
 
현지시각으로 26일 오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삼성전자 갤럭시S8 등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해 발화 사태로 단종된 삼성 갤럭시노트7의 친환경적 처리 계획 발표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출처=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이번 퍼포먼스는 제품 판매에만 몰두해 자원낭비와 환경 파괴를 야기해온 기존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자원 순환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IT 업계에 요구하는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린피스는 노트7 리콜 사태를 겪은 삼성전자가 앞장서 재사용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제품 430만 대를 단순 폐기하는 대신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부품과 유가금속 등의 자원을 재사용, 재활용해야 한다는 것.
 
이현숙 그린피스 동아시아 선임 글로벌 캠페이너는 "이번 갤노트7 발화 사태는 자원 낭비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현 생산 모델과 무관치 않다"며 "여전히 처리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는 새 모델인 갤럭시S8 출시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갤노트7 처리 계획을 밝히고 이번 위기를 자원 순환형 생산모델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지시각으로 26일 오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삼성전자 갤럭시S8 등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해 발화 사태로 단종된 삼성 갤럭시노트7의 친환경적 처리 계획 발표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출처=그린피스]

 


한편 이날 그린피스는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생산·폐기된 스마트폰의 환경 영향에 대해 분석과 친환경적 생산 모델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제조를 위한 자원 채굴과 제품 제조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고, 노동자의 건강도 위협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자원을 재활용, 수리가 쉬워 오래 쓸 수 있으며, 독성 화학물질이 없어 안전하고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되는 자원 순환형 생산 모델이 필요하다고 업계에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무려 71억대의 스마트폰이 생산됐고 매년 약 300만톤의 전자 폐기물이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IT 제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 중 재활용 비율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잦은 신제품 출시와, 제품 디자인 자체가 수리 또는 자원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와 아이픽스잇(iFixit)이 13개 스마트폰 모델을 조사한 결과, 2개 모델만이 배터리 교체가 쉽게 디자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및 한국 소비자의 스마트폰 평균 사용 기간은 26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기기 전체를 바꿀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현재의 낭비적 생산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린피스는 지적했다.

또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 생산에만 약 968TWh의 전력이 사용됐다. 이는 우리나라 한해 전력 소비량 (478TWh, 2014년)의 두 배에 달한다.
 
엘리자베스 자르딤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 캠페이너는 "스마트폰 생산에 들어가는 모든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너무나 짧은 제품 사용 주기, 또 현저히 낮은 재활용율을 생각할 때, 이제 더이상 기존의 생산 모델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사들이 혁신을 평가할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스마트폰이 얼마나 가벼워지고 얇아졌는지, 카메라 픽셀이 얼마나 늘었는지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는지,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나 자원을 사용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삼성 갤럭시노트7의 친환경적 처리 계획 공개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http://www.greenpeace.org/korea/savethegalaxy)을 진행중이다. 아울러 IT 업계가 순환경제를 고려한 생산 모델로 전환해 환경 파괴를 줄여나가도록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fly1225@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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