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물고기의 90%가 외래종..잡아도 잡아도 늘어만 가

경기도 양주 팔당호. 

민물 어업을 하는 어민들의 그물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물을 들어올리자 그물을 가득 채운 물고기들이
갑판 여기저기서 펄떡펄떡거립니다

손바닥만한 물고기에서 큰 것은 어른 팔뚝만한 크기까지.
말그대로 '풍어' 인데, 웬일인지 어민들의 표정은 밝지가 않습니다.   

잡힌 물고기 대부분이 내다 팔 수도 없는  
큰입 배스와 블루길같은 외래종이기 때문입니다.

(스탠드업) "북한강 물이 흘러드는 팔당호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곳 팔당호 강가에서 잡히는 물고기 열 마리 중 아홉 마리는 외래종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단순히 '외래종'이라는 것이 아니라 
토종 물고기들을 몰아내는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점입니다.

배스와 블루길, 두 종 모두 육식성이다보니
누치 등 한강을 지키던 고유종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번식하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팔당호 수변에서 잡히는 물고기 가운데
큰입 배스와 블루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45%에서 지난해 89%로 폭증했습니다.

불과 2년만에 두배 정도 늘어난 수치로
잡히는 물고기 열에 아홉 마리는 외래종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때문에 팔당 일대에서 생계를 이어오던 어민들은 대부분 
폐업했거나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INT. 오인택(39)/ 양평 5년차 어민
"토종 어류들인 붕어나 쏘가리, 장어 등을 잡고 생활을 하는데 외래 어종인 블루길과 배스때문에 지금 현재는 토종 어종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한강유역환경청이 외래 생태계 교란종 퇴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70만 마리를 포획한다는 것이
일차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1억 3천만 원의 예산을 들이는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포획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잡은 외래종들은 얼렸다가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기 쉽지 않은 겨울철에
먹이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INT. 홍정기 청장/ 한강유역환경청
"외래 어종을 퇴치하고 야생동물의 먹이로 활용함으로써 우리 팔당호의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 하천에서 우리 고유 어종을 닥치는대로 잡아 먹으며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큰입 배스와 블루길. 

이들 외래종들을 포획해 우리 하천 고유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한강유역환경청의 계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입니다.

환경TV 신준섭입니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