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결핵의 날'에 보는 대한민국 결핵 실태

지난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메르스 사태로 모두 186 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가운데 38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 수치보다 매년 감염자는 200배 가까이, 사망자는 60배 정도 되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있다. 바로 결핵이다. 

            ▲ 출처=질병관리본부 '결핵 예방' 홍보 영상

서울시는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청계천 일대에서 결핵의 존재를 알리고 예방수칙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이 이벤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많다. 경제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전형적인 '후진국형 질병'인 결핵의 발병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 가입국이지만 결핵과 관련해서는 '선진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24일 서울시가 진행한 '세계 결핵의 날' 이벤트에서 결핵에 대한 안내를 듣는 시민들./ 출처=서울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결핵환자 발생 수는 3만 2,181 명으로 명색이 수도이자 '국제도시'라는 서울에서만 6,011명의 결핵환자가 새로 발생했다. 인구 10만 명당 63.2명꼴이다. 그나마 지난 15년 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 이 정도다.

2011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결핵 사망자만 2,364 명, 2012년의 경우 무려 2,466 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메르스 사망자의 60배가 넘는 사람들이 '소리도 없이' 결핵으로 숨진 것이다.  

앞서 정부는 선진국가에 비해 결핵 발생률이 10배 이상 높아 지난 2011년부터 '결핵예방법'을 개정해 결핵 환자 치료 및 지원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11년 결핵 환자 신고율은 인구 10만 명당 78.9명에서 3년 만인 2014년 68.7명으로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평균 결핵 발생률 10.5명에 비해 7배 가까이 되는 높은 수준이다

24일 서울시가 개최한 '세계 결핵의 날' 행사에서 결핵 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민들./ 출처=서울시

 



우리나라가 '결핵 후진국'으로 머물러 있는 것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과거 극심한 빈곤기를 거쳤던 점을 감안해도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잠복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여전히 결핵 위험 국가다"고 말했다. 

이처럼 잠복 결핵균 보유자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결핵 환자의 경우 '완치'가 중요한데 결핵이 발병에 치료를 받다 상태가 좋아지먄 중간에 치료를 멈추는 겨우가 많아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며 결핵균을 전파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잠복 결핵균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이 환자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고 잠복 결핵균을 가진 사람 가운데 당뇨, 흡연, 암, 저체중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이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일단 결핵이 발병하면 증상이 호전됐다고 치료를 멈추지 말고 완치될 때까지 6개월 가량 치료를 받는게 중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24일 서울시가 청계천 일대에서 벌인 결핵 예방 및 홍보 캠페인/ 출처=서울시

 


결핵 퇴치와 관련 서울시는 서울 서북병원을 포함한 25개 자치구 보건소와 함꼐 결핵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해 결핵관리를 하고 있고, 정부도 오는 7월부터 취약계층 결핵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결핵환자가 퇴원한 후에는 사회복귀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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