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의 유가족 "경찰이 수사 발표 늦게해 마녀사당 당했다"며 울분토해

사진 =유튜브 채혈 교육 영상 캡쳐

 


원주 옛 한양정형외과 C형 간염 집단 감염사건의 원인이 주사기 재사용이 아닌 것으로 경찰이 잠정결론을 내리면서 자살한 원장 노모(59)씨의 1차 진술이 사실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해당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은 100여명의 사람들이 집단 C형감염에 걸린 사건을 수사 중인 원주 경찰은 11일 사건의 원인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아닌 자가혈주사(PRP) 시술 과정에서 사용하는 ‘국소마취제 오염’에 따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는 지난 2월 불거진 C형감염 집단 감염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에 1차 소환된 후 자살한 원장 노(59)씨의 진술과 일치하는 결과다.

노씨는 그동안 경찰에 “자가혈주사 시술시 주사기 재사용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자가혈주사 시술시 첨가한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이 직원의 실수로 오염됐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가혈 주사에 리도카인을 섞는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 같다는 말이다.

자가혈주사 시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자가혈주사 키트로 혈소판을 분리한 후 이를 주사기에 담아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때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첨가하는 과정에서 자가혈이 들어 있는 주사기를 직접 리도카인이 든 병에 꽂아서 썼고, 집단감염사태가 벌어졌다며 관리감독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게 노씨의 주장이다. 자가혈주사에 리도카인을 섞어서 병이 발생한 부위에 주사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의료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가혈 주사는 치료목적을 위해 일정시간을 두고 3회 또는 그 이상의 시술 횟수가 필요하다. 리도카인이 담긴 병이 연쇄적으로 오염돼서 집단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은 그동안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집단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다나현대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100여명의 C형 간염사태가 벌어진 후 3개월 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노씨의 유가족은 그동안 ‘주사기 재사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감염된 것은 사실이지만 주사기 재사용처럼 비도덕이며 고의적인 의료과실이랑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노씨의 유가족은 환경TV와 주고받은 메일에서 “마녀사냥식 기사를 쓴 몰지각한 기자들과 실적 올리기에만 혈안된 경찰들이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비난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주사기와 키트 사용량과 시술의 횟수가 일치한다는 것을 경찰은 일찍부터 조사했고 재사용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발표를 미뤄 언론에서 아직도 ‘주사기 재사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가족은 “기사를 쓰기 전에 사실 확인을 먼저 하고 작성하는 게 기자의 본분 아닌가”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제발 사실 확인이 안 된 추측성 기사를 사실인양 쓰지 말아 달라”며 “제 마음을 더 아프게 하지 말아달라. 너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도 “경찰이 제 2의 다나의원 사건으로 감정적 결론을 내리고 수사한 것 아니냐” “리도카인이 원인이라면 의사가 억울할 만하다. 대학병원도 리도카인 저렇게 쓴다” “당장 법을 바꿔 모든 마취제는 1회용으로 생산해야” “자살한 의사가 억울할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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