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도널드 트럼프' 공원 "이름 바꿔 주세요" 청원도 봇물

[환경TV뉴스]유재광 기자 = 미국의 한 도로에서 멕시코계로 추정되는 남성이 "1달러만 주세요. 안주면 '트럼프'에게 투표할 겁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걸을 하고 있는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화제다.

종이 박스에 굵은 매직펜으로 이런 문구를 적어놓고 구걸을 하고 있는 이 남성이 노숙인이나 실업자 등 생계 때문에 실제 구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인지, 행위 예술가 등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당 사진이 걸린 SNS엔 '1달러 줘라, 1달러 아끼려다 큰일난다'는 등 트럼프에게 투표한다고 '협박'하는 '노숙인'을 응원하는 미국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1달라만 주세요. 안주면 '트럼프'에 투표할 거에요" 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걸'을 하고 있는 미국인(출처:페이스북 캡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전역에 장벽을 설치해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막아야 한다"는 등의 돌출 발언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정치인이다.

심지어 트럼프는 멕시코계 이민자를 '강간범'에 비유하기도 해 거센 비난과 비판을 받았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뿐 아니라 "무슬림의 미국 입국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등 인종과 종교, 성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막말 발언을 쏟아내 공화당 안에서도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선 줄곧 공화당 대선후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뉴욕 주에 있는 트럼프의 이름을 딴 “‘도널드 트럼프 주립공원’의 이름을 뭐가 됐든 바꿔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화제다. 18일(현지시간) 현재 1,400명 넘는 네티즌들이 이 청원에 서명했다.

일반 네티즌들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대니얼 스쿼드런 뉴욕 주의회 상원의원도 지난 14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에게 공원 명칭을 변경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지역구 안에 트럼프 공원이 있는 션 패트릭 멀로니(민주) 연방 하원 의원은 '트럼프 공원' 대신 지난해 숨진 포크송 가수이자 환경운동가인 피트 시거의 이름을 공원에 붙이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내놨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를 강간법으로 부르는 등 막말을 이어가자 그이 이름이 붙은 공공시설에 대한 거부감도 커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주립공원'에서 트럼프의 이름이 빠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부동산 개발업으로 떼돈을 번 트럼프는 뉴욕 시 북쪽 웨스트체스처 카운티와 퍼트넘 카운티 사이에 위치한 176만㎢ 규모 부지에 골프장을 지으려다  인·허가 문제로 실패하자 2006년 이 땅을 뉴욕 주에 기부했다.

기부받은 대지를 공원으로 조성한 뉴욕주는 기부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따서 공원 이름을지었다.  

공원 이름 변경 논란에 대해 트럼프 진영의 호프 힉스 대변인은 “트럼프가 부지를 기부할 때 공원은 그의 이름을 따서 한다는 협약이 있었다"며 뉴욕 주는 공원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뺄 수 없다”고 공원 명칭 변경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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