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줄어도 평가는 A..국립공원관리공단도 부실평가 논란

 

[환경TV뉴스]유재광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낙동강  '녹조라떼' 논란에도 정부 경영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아 부실 평가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환경 관련 공공기관으로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유일하게 A 등급을 받은 국립공원관리공단도 평가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공공기관 평가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A 등급을 받았다. 최우등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이 하나도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평가 대상 116개 기관 가운데 사실상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평가에선 B를 받았다.

등급상승 사유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부채감축 및 방만경영 해소 노력, 경영실적 개선, 노사간 협력 분위기 조성 노력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적절하게 등급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4년 전국 21개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을 집계한 결과, 전년보다 52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이 줄었는데도 '경영실적 개선' 등을 이유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지난해보다 우수한 A 등급을 준 것이다.

이와 관련 올해 초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방문객 감소에 대해 비가 내리는 날이 늘었다거나 폭설, 조류독감 발생 등 외부 요인에만 원인을 돌려 빈축을 산 바 있다.

부실 평가 논란을 받고 있는 수자원공사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제외한 다른 환경 관련 기관들은 겨우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립생태원 등 3곳은 줄줄이 C 등급을 받아 겨우 '기관 경고'나 '기관장 해임 권고'를 면했다.

이가운데 환경공단과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해 평가에선 B등급을 받았으나 이번 평가에선 경영 목표나 조직 운영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돼 등급이 더 떨어졌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미흡'인 D 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 D등급이다.

등급에 따라 예산 편성시 증액 또는 감액 조치를 받을 수 있고 기관장이나 직원들의 성과급도 경영평가 결과에 좌우돼 경영진은 물론 일반 임직원들도 경영평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데 환경 관련 기관들이 줄줄이 이렇다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받은 B 등급도 못받고 올해 C 등급을 받은 환경공단 이시진 이사장과 환경산업기술원 김용주 원장은 둘 다 교수 출신이다. 역시 C 등급을 받은 국립생태원 최재천 원장도 이화여대 교수 출신이다.교수 출신 기관장을 둔 환경 기관들이 공교롭게 모두 C 등급을 받은 것이다.

반면 방문객이 감소했는데도 지난해 B 등급에서 한단계 더 상승한 A 등급을 받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박보환 이사장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한 정치인 출신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치적 입김이나 후광이 작용한 거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총 162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지난 3개월 간 기관이 제출한 실적 보고서를 검증하고 현장 실사를 통해 평가에 철저를 기했다"며 정치 논란을 일축했다.

정부는 주무부처 및 해당 기관에 평가 결과를 통보하고, 하반기에 경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선 경영 개선 컨설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yu@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