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목표관리제 명세서로 본 배출권거래제 대상 23개 업종 525곳 분석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내년 1월2일부터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 대상 525곳에 대한 개별 할당량이 확정됐다. 환경부는 지난 1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15억9800만CO₂톤의 할당량을 각 기업별로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환경부가 할당량 결정을 발표하자 경제계는 당장 20억2100만CO₂톤을 신청했으나 할당량이 4억2300만CO₂톤이나 삭감돼 3년간 12조7000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거라는 내용의 공동 논평을 내놨다.

하지만 환경부는 증빙 자료가 불충분한 신청량만큼을 삭감했으며 지난 3년간 배출량 결과를 토대로 산정했기 때문에 실제 차이는 경제계 주장만큼 크지 않다고 즉각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지난해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이하 목표관리제)' 시행 결과를 보면 배출권거래제 대상 기업보다 많은 618곳의 총배출량은 5억7653만7351CO₂톤으로 집계됐다. 산술적으로 3년을 곱해도 17억2961만2053CO₂톤으로, 경제계 요구안보다 훨씬 적다.

때문에 결과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거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다만 반발이 컸던 배출 상위 업체들이 거래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려 있다.

이에 어떤 업체들이 주요 거래자가 될 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지난해 목표관리제 결과를 토대로 업종별 상위 배출 기업들을 살펴 봤다.

◇목표관리제 업체중 배출량 상위 10개 업체, 대부분 발전·에너지사
배출권거래제 대상 업체는 2011~2013년까지 연평균 12만5000톤 이상의 CO₂를 배출하는 기업 또는 연평균 2만5000톤 이상을 배출하는 사업장이다.

이같은 기준을 통해 1차계획기간(2015~2017) 대상 업체로 선정된 곳들은 지난해 목표관리제 대상이던 618곳에 모두 포함된다. 목표관리제란 정부에서 배출량을 할당받고 이보다 더 많은 양을 배출하게 되면 벌금을 내는 제도다.

두 개의 제도는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유사한 부분이 많다. 배출권 할당량 자체가 목표관리제 결과물을 기반으로 산정돼서다.

이를 방증하듯 목표관리제 대상 업체 중 가장 많은 CO₂를 배출한 상위 10개 업체는 배출권 할당량이 가장 많은 상위 10곳과 동일하다. 발전·에너지 부문이 7곳이며 이외 철강 부문과 시멘트 부문이 각각 2곳, 1곳이다.

▲ 출처=환경부

 

이중 CO₂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체는 2013년도 목표관리제를 토대로 봤을 때 포스코로, 모두 7164만CO₂톤가량을 배출했다. 이어 한국남동발전(5152만CO₂톤), 한국동서발전(4321만CO₂톤), 한국남부발전(4122만CO₂톤) 순이다.

포스코의 경우 자회사인 포스코에너지 역시 1105만CO₂톤을 배출, 전체 9위를 기록했다. 시멘트 부문에서는 쌍용양회공업이 1154만CO₂톤을 배출하면서 8위에 올랐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권 할당량 상위 10개 업체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업체의 명단은 동일하나 순서는 다소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23개 업종별 배출량 상위 1,2위 업체 누가 있나
배출권거래제 1차계획기간 대상 업체는 모두 23개 업종으로 분류된다. 목표관리제와 동일한 수치지만 수송 부문 중 트럭 등이 포함된 '도로'와 한국철도공사를 위시한 '철도' 부문은 제외됐다.

대신 목표관리제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로 통합해 관리하던 것을 각각의 부문으로 나눠 관리토록 했다.

목표관리제를 기준으로 지난해 각 업종별 상위 1위와 2위 배출업체를 살펴 보면 우선 건물 부문에서는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업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상위를 차지했다.

발전부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배출권을 할당 받은 철강 부문의 경우 지난해 배출량 1위를 차지한 포스코와 함께 현대제철이 2위를 달렸다.

철강에 이어 배출권 할당량이 많은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엘지화학과 롯데케미칼이 1,2위를 차지했다.

세계1위인 조선업 부문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상위에 올랐다. 하지만 배출량은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목표관리제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부문의 경우 엘지디스플레이가 2위인 삼성전자보다도 61만8655CO₂톤을 더 배출하며 1위에 올랐다.

비철금속 부문은 고려아연과 최근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 오염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영풍이 각각 1위와 2위였다.

통신부문에서는 KT가 근소한 차로 엘지유플러스를 제치고 가장 많은 CO₂를 배출하는 업체로 집계됐다.

수도사업 부문과 함께 환경부 소관인 폐기물 부문에서는 서울특별시가 온실가스 최다배출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 뒤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이었다.

교통 부문 중 유일하게 1차계획기간에 포함된 항공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상위 업체로 나타났다. 다만 배출량 차이는 2배를 약간 넘을 정도로 격차가 크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 3년간의 배출량을 토대로 배출권을 할당받았다. 다만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는 게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유승직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기업들이 생각보다 적게 받는 곳도 많은 곳도 있으나 할당 지침에 따라 산정한 것"이라며 "목표관리제를 해왔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2020년 목표가 있다보니 기업들이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출권 할당량을 산정받은 기업들은 이의가 있을 경우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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