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公, 올 1/4분기 D등급 저수지 유지보수 한곳도 안 해
산대저수지 둑 붕괴되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긴급 점검

▲ 지난 12일 둑 붕괴로 물이 유실되고 있는 산대저수지 모습 = 제공 장윤석 의원실

 

지난 12일 경북 경주 산대저수지 '둑 붕괴'로 주택과 상가 등 60여채가 침수되는 등 적잖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산대저수지처럼 안전등급이 'D등급'이어서 위태위태한 저수지가 전국적으로 5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수지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산대저수지 둑 붕괴 사고가 발생하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으로 긴급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올 1/4분기인 1월부터 3월까지 지난 3개월 동안 D등급 이하 저수지에 대해 이렇다할만한 유지보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나 질타를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15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장윤석 의원(새누리당)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후화로 인해 안전이 취약한 상태인 저수량 50만㎥ 이하 저수지는 전국적으로 313곳이다. 이는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체 저수지(3372곳)의 9% 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안전점검 결과에서 D등급을 받은 저수지는 최소 50곳. A~E 등급으로 나눠진 정기 점검 종합평가에서 D등급에 해당할 경우 재해 우려가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긴급 유지보수 작업이 필요하다. D등급 아래인 E등급은 당장 무너질 위험이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은 저수지 50여곳 중 올해 1분기에 농어촌공사측이 유지보수를 시행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농어촌공사는 그러던 중 D등급 중 한 곳인 산대저수지가 터지고 나서야 긴급 일제 점검에 나서는 전형적인 '사후약방문' 행태를 보였다. 농어촌공사는 사고 직후 맞이한 주말인 13일과 14일 양일 간 취약 저수지 313곳에 대해 점검을 실시했다. 또 D등급 50여개 저수지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우선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가 이처럼 점검 계획을 밝히기는 했으나 실제 점검이 이뤄져 정비가 언제쯤 이뤄질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근본적인 저수지 안전관리대책조차 다음달 말쯤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안전점검 결과 D등급을 받은 저수지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농어촌공사 측은 태연함을 보였다.

농어촌공사 한 관계자는 "D등급이라고 다 무너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시설들이 곧바로 붕괴할 정도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농어촌공사의 종합평가 등급 자체에도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산대저수지처럼 둑이 갑자기 붕괴할 정도면 D등급이 아닌 E등급이라는 지적이다.

한 토목공학 전문가는 "해당 시설이 무너졌을 정도면 D등급이 아니라 E등급일 것"이라며 "D등급이면 유지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지 당장 무너져내리는 정도까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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