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 칠산도 전경=제공 문화재청

 

우리나라 최남단인 전라남도 영광 칠산도에서 번식하는 천연기념물 저어새들의 국내외 이동 경로가 최초로 확인됐다. 그동안 칠산도에서 번식한 저어새가 번식 후 어디에서 먹고 자며 지내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가 지난해 6월19일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비영리 전문단체인 한국물새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저어새의 이동 경로를 조사한 결과 저어새는 전라남북도 해안 갯벌과 홍콩, 타이완, 중국 푸젠성 일대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는 영광 칠산도에서 번식을 마친 저어새 중 여섯 마리를 선정해 개체 식별용 가락지를 부착하고 그 중 두 마리에는 위치추적장치(GCT), 한 마리에는 인공위성용 추적장치를 각각 부착해 이동 경로를 파악했다. 
 
조사결과 GCT를 부착한 저어새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영광군 갯벌과 염전에서 머물다가 지난해 10월 말 이동해 12월 17일 홍콩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한 마리는 영광군 갯벌과 염전, 금강하구, 만경강하구, 신안군 일대의 섬 등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위성용 추적장치를 부착한 저어새는 전라남북도 해안 갯벌을 폭넓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과 중국으로 두 차례 이동을 시도했으나 기상악화와 바람 때문에 실패하고 결국 우리나라로 돌아와 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로 제주도지역에서만 월동한다고 알려진 저어새들이 내륙에서도 월동을 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개체 식별용 가락지만 부착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10월 중순과 11월 중순 월동지인 타이완에서, 한 마리는 11월 중순 중국 푸젠 성에서 각각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칠산도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 번식지 조성과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더욱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저어새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는 문화재청 홈페이지 천연기념물 생태지도 서비스(http://gis-heritage.go.kr)를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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