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업계·CF연합, "산업경쟁력과 탄소중립 위해 CFE 집중"
글로벌 스탠다드 RE100 "재생에너지 확충없이 경쟁력도 없다"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이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으로 무탄소에너지(CFE) 중심 전환과 RE100 이행으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이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으로 무탄소에너지(CFE) 중심 전환과 RE100 이행으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와 산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해 무탄소 에너지(이하 CFE)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RE100 이행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에너지 수요 기업등과 함께 CF연합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전, 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 등을 포함하는 CFE로 산업계의 효율적인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CFE가 글로벌 기후행동으로 자리잡은 RE100을 대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납품기업에 RE100을 요구하고 있으며, RE100은 원전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RE100 가입기업들의 전력 소비량이 우리나라의 연간 총 전력 소비량의 10%를 돌파하면서, RE100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CF연합 “효율적인 산업계 탄소중립 위해 CFE 확대해야”

1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CF연합이 공동 개최한 '무탄소 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 (사진=대한상공회의소)/그린포스트코리아
1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CF연합이 공동 개최한 '무탄소 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 (사진=대한상공회의소)/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상공회의소와 CF연합은 15일 올해 첫 공동행사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무탄소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다양한 산업·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지속 유지하며,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CFE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CFE는 말그대로 에너지 생산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의미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발전, 청정수소, CCUS 등 모든 에너지 기술이 포함되는 의미다.

국내 산업계는 에너지 수요가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글로벌 과제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원을 탄소배출이 없는 발전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조량,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이 부족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은 CFE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지난해 CFE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기 위해 CF연합을 출범시켰다. CF연합은 CFE가 글로벌 규범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고 CFE를 활성화해 국내 산업계의 탄소중립 이행을 효율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토론을 통해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여건상 탄소중립 대응과 산업경쟁력 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CFE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CFE의 잠재력을 실제 공급 능력 확충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기후솔루션 “글로벌 스탠다드는 RE100…재생에너지 확충해야”

산업계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 RE100 이행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여전한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계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 RE100 이행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여전한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그린포스트코리아

그러나 이에 반대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기후솔루션은 RE100 가입기업들의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음을 지적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보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RE100은 2014년 시작된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2050년까지 기업의 사용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운 기업들의 모임이다. 가입기업만 380여 개사를 돌파한 RE100은 대표적인 국제기후행동으로 자리잡았다. 실제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납품 기업에 RE100 이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RE100을 이행하지 못하는 기업에 계약을 취소하는 등 강경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에서도 현재 총 36개 기업이 RE100 동참을 선언한 바 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RE100 기업들의 전력 소비량은 약 60TWh로, 국내 총 전력 소비량(568TWh)의 10분의 1을 돌파했다. 해당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위해서는 적어도 전체 발전량의 10%는 재생에너지로 충당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RE100에 가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2050년까지 최대 10GW의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재생에너지 수요는 우상향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의 확충에 집중보다는 원전 등의 효율적인 에너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RE100이 원전을 재생에너지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전력시장의 제도와 정책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라 기후솔루션 기업관여팀 팀장은 “국내 제조업의 산업경쟁력은 이미 글로벌한 수준인 반면, 국내 에너지정책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국가 경제를 위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정책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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