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수익성 희비 갈려…무선통신 사업 둔화 본격화
신성장동력 필요성 커진 상황, 통신 3사 AI 주력 육성

말 그대로 AI 열풍이다. 지난해 초 챗GPT가 생성형 AI를 알리며 AI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면, 1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은 AI를 미래 사업 최선단에 내세우며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번 기획 시리즈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 시대를 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주력사업인 무선산업 정체에 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AI 사업 강화 전략을 펼치는 통신 3사.(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주력사업인 무선산업 정체에 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AI 사업 강화 전략을 펼치는 통신 3사.(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올해 AI를 핵심사업으로 꼽았다. 그동안 실적을 이끌어오던 5세대(G)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매출 둔화가 예상되자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신산업에서 AI의 활용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AI 사업 전략을 마련한 통신 3사는 이를 이행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통신 3사, 엇갈린 희비…수익성 둔화 현실로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라 AI인프라·AIX(AI 전환)·AI 서비스 등 3대 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SK텔레콤. 사진은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사진=SKT)/그린포스트코리아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라 AI인프라·AIX(AI 전환)·AI 서비스 등 3대 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SK텔레콤. 사진은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사진=SKT)/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통신 3사는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통신 3사의 2023년 매출액은 58조3681억원으로 전년(56조8610억원) 대비 2.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조4010억원으로 전년(4조3835억원)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통신 3사는 3년 연속 영업이익 4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신 3사가 모두 웃은 것은 아니다. 각 사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통신 3사 중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SK텔레콤(이하 SKT) 뿐이었다. SKT는 지난해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지난해 매출 26조387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6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매출은 14조3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SKT는 지난해 마련한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라 AI인프라·AIX(AI 전환)·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에 반해 KT는 2022년 반영된 일회성 이익의 역기저 효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밝혔으며, LG유플러스는 전력요금 인상,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통신 3사의 수익성에는 주력사업인 무선사업 정체가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통신 3사의 무선사업 성장률은 1~2%대에 그쳤다. KT가 지난해 6조8696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LG유플러스는 6조3084억원으로 2.0%, SKT는 10조5540억원으로 0.9% 증가했다.

또 이동통신사의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LTE 시절 4만원대를 기록했던 ARPU는 2023년 4분기 KT가 유일하게 3만4302원을 기록하며 3만원대를 유지했고, SKT는 2만9562원, LG유플러스는 2만5195억원을 기록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가 둔화됐고, 중저가 요금제 확산 등으로 ARPU는 점점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 6세대(6G) 이동통신은 개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 3사는 주력사업의 둔화를 커버할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 통신 3사, 신성장동력으로 AI 꼽아

2024년 주요 사업으로 AI 사업 강화를 발표한 통신 3사.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2024년 주요 사업으로 AI 사업 강화를 발표한 통신 3사. (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통신 3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AI가 될 전망이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성장하고, 이를 고객들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 활용과 네트워크는 통신사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업체 폴라리스마켓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통신산업의 AI 활용 규모는 2023년 18억2000만 달러에서 2032년까지 171억6000만달러로 약 9.45배 성장을 예상했다. 국내 통신 3사 역시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일제히 AI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우선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바 있는 SKT는 AI데이터센터, AI 반도체, 텔코 특화 LLM(거대언어모델) 사업, 엑스칼리버 AI 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통화 녹음, 요약 기능 등 킬러서비스로 주목을 받은 에이닷(A.)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AI 개인 비서(AI 에이전트)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지훈 SKT AI어시스턴트 담당은 "에이닷은 누적 가입자수 340만 명을 돌파하며 1년간 300% 이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용자 유치와 함께 SK브로드밴드와 협업해 소통 중심의 에이닷 서비스를 다른 라이프 어시스턴트 이용자로 전환하기 위한 수익 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등 AI 응용서비스 전체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전략을 펼치고 있는 KT 역시 AI 사업에서 실적 개선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특히 KT는 인공지능컨택센터(AICC)·IoT·모빌리티·공간·에너지 등 5대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0월 출시한 LLM ‘믿음’을 활용해 기업 간 거래(B2B)에 맞춤형 LLM 모델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민 KT 재무실장(CFO)은 지난 8일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KT는 AI 중심 DX 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사업 혁신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AI 전환 역량과 본질 중심 성장을 통해 2024년 매출 27조원, 서비스 매출 16조원 이상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U+ 3.0 전략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AI 데이터 사업을 내재화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LG AI연구원과 협업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LLM ‘익시젠’을 개발해 AI 사업을 중추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구축형 AICC 'U+ AICC 온프레미스‘ ▲구독형 AICC 'U+AICC 클라우드’ ▲소상공인 전용 ‘우리가게 AI’ 등 B2B AI 서비스를 구축해 AICC 시장을 리딩한다는 방침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는 “LG유플러스 AI 플랫폼인 ‘익시’를 활용한 AICC 확대, 그리고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모빌리티 등 DX 솔루션 중심의 신사업 성장을 통해서 미래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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