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에너지 안보 위한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소형모듈원전(SMR)
i-SMR로 시장 선도 꿈꾸는 韓…미국發 경제성 논란 "돌파 가능"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5회 혁신형 SMR 국회포럼. (사진=임호동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5회 혁신형 SMR 국회포럼. (사진=임호동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원자력 산업계와 학계, 정부 및 유관부처 등 관계자들이 국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이하 SMR)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다짐했다.

‘혁신형 SMR 국회포럼’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5회 혁신형 SMR 국회포럼’을 개최하고 혁신형 SMR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SMR 사업이 좌초되면서 국내 SMR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원전 산업계가 가진 기술력을 토대로 우려를 극복하고, SMR 분야 경쟁력 키워 글로벌 선도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다시 부는 원전 바람, i-SMR로 글로벌 리더 목표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글로벌 국가들이 다시 원전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아랍에메리트(UAE)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여한 일부 국가들이 최종합의서와 별개로 2050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3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에 동참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UAE 등 22개 국가다.

이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함과 동시에 탄소중립을 실현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전을 꼽은 것이다.

그중에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CF100 등을 선언하며 원자력 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한 우리나라는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와 원전 산업계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꼽고, 해당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원전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부분 삭감했으나 i-SMR 기술개발 사업 예산은 지난해(31억원) 대비 8.8배 증가한 274억원을 책정했다.

SMR은 대형원전 대비 발전용량과 크기를 줄이고, 각종 복잡한 구동장치를 하나의 원자로 안에 넣어둔 모듈형 구조의 원전이다. 대형원전 대비 안전하며, 입지 제약이 적다. 또 분산전원이 가능해 전기수요 대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현 정부는 국내외 SMR보다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이 더욱 향상된 170MWe급 일체형 가압경수로 형태의 i-SMR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7월 i-SMR 사업단을 출범시키고, 2028년까지 i-SMR 개발 및 인허가를 획득하고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i-SMR 개발 사업에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됐던 최초의 SMR 프로젝트가 좌초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뉴스케일파워’는 유타주에서 2029년까지 SMR 6기를 설치해 총 462MW의 무탄소 전력을 생산하는 ‘CFPP'발전소 건설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 11월 계획을 철회했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모범사례로 제시한 사업이며, 실제 국내 몇몇 기업들이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사업이 철회되면서 미국은 물론 국내 SMR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 국회 i-SMR 포럼, “SMR 경제성 문제 없다…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선도할 것”

혁신형 SMR 사업단이 개발하고 있는 혁신형 SMR(i-SMR)의 단면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그린포스트코리아
혁신형 SMR 사업단이 개발하고 있는 혁신형 SMR(i-SMR)의 단면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그린포스트코리아

이러한 우려에 대해 국내 원전 민관산학 전문가들은 i-SMR 사업 추진을 지속해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5일 국내 원전 민관산학 전문가 2000여 명이 참석한 ‘제5회 i-SMR 국회 포럼’에서는 i-SMR의 성공적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가속화와 에너지 안보를 위해 i-SMR의 개발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 공동위원장인 김영식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최근 발생한 뉴스케일파워사의 CFPP 중단은 고금리와 발전소 건설 지연 등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사태”라고 평가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뛰어난 건설 기술과 원전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i-SMR R&D 예산 증액 등 뉴스케일파워 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기회를 살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게임체인저가 될 SMR 산업을 이끄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COP28에서 한수원은 우리나라가 개발하고 있는 i-SMR과 i-SMR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넷제로 시티를 소개하며 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는 원전 사업을 리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쌓아온 원전 기술로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사업단장은 “2030~2040년 전세계 SMR 시장은 연간 14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러한 시장을 리드하고 SMR 시장 글로벌 톱3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4월 i-SMR 표준설계 착수, 2026년 사전 안전성 검토 통과 및 건설 준비, 2029년 준공이라는 예정된 개발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SMR에 대해 제기되는 경제성 문제와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비관론 등 반론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R에 대한 비관론은 연구개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SMR 중 사업을 리드할 SMR은 단 몇 개뿐일 것”이라며 “SMR은 경제성, 안전성,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에너지원으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