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추천위원회, 내부 후보 8인 발표…최정우 회장 미포함
정부,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조… 포스코 공정성 집중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포스코그룹. (사진=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포스코그룹. (사진=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올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포스코의 차기 회장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내부 후보자 8명을 선정했고, 8명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최 회장은 3연임을 도전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정부의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요구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연임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패턴이 지난해 차기 대표 선임에 난항을 겪은 KT와 유사한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포스코그룹의 차기 대표 인선이 목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최정우 회장, 임기 완주로 마무리…3연임은 없다

올해 3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3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린포스트코리아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해 6년째 포스코그룹을 이끌어왔다. 최 회장의 임기는 올해 3월 주주총회까지다.

최 회장은 임기 종료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거취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3연임에 암묵적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연임은 결국 무산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춴위원회(이하 후추위) 회의를 개최하고, 내부 후보로 지원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1차 심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후추위는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으며, 8명에 최정우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추위는 이번 심사에서 ▲경영역량 ▲산업전문성 ▲글로벌역량 ▲리더십 ▲integrity/ethics 등 기존에 발표한 5가지 후보 기본자격요건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30년간의 개인이력과 최근 5년간의 사내 평판 및 평가 기록, 그리고 포스코그룹을 책임질 새로운 미래 리더십과 관련한 제반 판단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후추위는 최 회장의 지원 여부는 물론 8명으로 선정된 내부 후보자도 공개하지 않았다. 

후추위는 이번에 결정된 평판조회대상자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전문기관에 평판조회를 의뢰해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을 예정이며, 해당 내용을 반영해 1월 10일 제5차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부롱리스트후보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현재 모집 중인 외부후보에 대한 평판조회 결과까지 취합되면, 1월 17일 ‘내외부롱리스트’를 최종 확정해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후보추천자문단’의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최종 후보 1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 예견된 결과…문제는 차기 후보 인선

한편,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3연임보다 임기 완주에 목표를 뒀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범여권은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지배구조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 신년업무보고에서 “과거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분산기업들에는 '스튜어드십'이 작동돼야 한다"며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경우에는 절차와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유분산기업은 지분이 굉장히 잘게 분산돼 확고한 대주주가 없는 기업으로, 주로 과거에 정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가 민간으로 지분을 분산한 상장기업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민영화된 기업, 은산분리 정책에 따른 거대주주가 등장하기 어려운 금융지주회사 등을 뜻한다. 스튜어드십이란 이러한 소유분산기업에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주주로서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소유분산기업의 장기연임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은 KT였다. 지난해 KT는 2022년 12월 연임의 뜻을 밝힌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후보로 최종 추천할 것을 의결했으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절차상의 투명성과 공정한 절차’를 문제로 반대하면서 전면 백지화됐다. 이후 KT는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으나,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며 다시 한번 차기 대표이사 인선 절차가 백지화되는 내홍을 겪었다.

결국 KT는 내부 인사와 무관한 김영섭 대표가 선임되면서 차기 대표 인선은 마무리 됐으나 약 8개월간의 리더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문제는 포스코도 KT와 비슷한 상황이란 점이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부터 주요 경제 행사에 패싱되면서 정부와 불화설을 낳았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6.71%) 역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정 과정에 공정성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실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대표선임은 내·외부인 모두에게 차별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경쟁함으로써 최적의 인사를 찾아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포스코그룹 역시 내부인사보다는 외부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재계에서 KT가 두 번의 차기대표 인선 백지화를 겪는 동안 가장 차기 주자로 예의주시됐던 곳은 포스코였다.

이에 박희재 포스코그룹 후추위 위원장은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그룹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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