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경기침체 속 가성비로 친환경차 시장 선도
국내외 완성차 업체,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시장 공략

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더 뉴 카니발'. (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더 뉴 카니발'. (사진=기아)/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높은 가격과 충전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주춤한 전기차와 달리 가성비와 연비를 갖춘 하이브리드차의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내 시장의 흐름에 대비해 완성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전기차 '주춤', 하이브리드차 '약진'…이유는 '가성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리드한 차종은 하이브리드차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중 하이브리드 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3곳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2만4568만대로, 전년 동기(14만 7315대)보다 5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전년 연간 판매 대수인 18만3914대를 넘겼으며, 올해 말까지 25만 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상황이 다르다.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3만665대로 전년 대비(13만6400대) 4.2% 감소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데 보조금 확대, 업체별 프로모션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2% 감소한 1만5545대에 그쳤다. 미국, 중국, 유럽 등 대부분 글로벌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유독 심한 성장둔화를 겪고 있다.

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판매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전기차는 동급의 내연기관차 대비 고가로 형성돼 있다. 이와 함께 여전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화재 이슈 등이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연비와 함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경기침체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적으며, 화재 등의 안전성 이슈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대비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이 높고, 내연기관차 대비 연비가 높아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 하이브리드 강화하는 국내외 완성차 업계

8일 혼다코리아가 국내에 출시한 ‘올 뉴 CR-V 하이브리드 2WD 투어링’. (사진=혼다코리아)/그린포스트코리아
8일 혼다코리아가 국내에 출시한 ‘올 뉴 CR-V 하이브리드 2WD 투어링’. (사진=혼다코리아)/그린포스트코리아

이러한 흐름에 완성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e-모션 드라이브’를 개발해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e-모션 드라이브는 전동화 모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어기술을 효과적으로 통합한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우수한 승차감은 물론 연비 개선까지 이끌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제네시스를 제외한 전 차종에 대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한층 강력한 2.5L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1.6L 터보 하이브리드의 아쉬운 출력과 연비를 보완하고 고성능 및 대형 차량에 탑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략과 함께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믹스개선을 통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르노코리아 역시 내년 하반기 하이브리드 중형 SUV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친환경차 출시를 시작한 KG 모빌리티 역시 전기차 라인업 강화와 함께 2025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도 비슷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최근 대표적인 SUV 모델인 ‘올 뉴 CR-V’ 하이브리드 2WD 투어링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도요타도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 5세대 모델을 이달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 역시 올해 말까지 전기차 6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년으로 미루고, 향후 5년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현재의 4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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