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로드 활용한 트레킹 거점 '뚜벅이 마을', 청년 유입 거점 역할 수행
청년 활동과 지역 발전 도모하는 '청년 행복 뉴딜 프로젝트' 추진 중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기업만의 단어는 아니다. 지역사회는 인구감소 및 고령화와 이촌향도 등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구소멸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탈피하고자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은 각자만의 지속가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자체의 전략과 성과를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지역의 트레킹 코스 '블루로드'를 활용해 트레킹 거점 마을 '뚜벅이 마을'을 조성하고 청년들에게 트레킹 체험과 지역 살아보기 체험을 제공해 청년 유입을 유도하는 영덕군. (사진=영덕군)/그린포스트코리아
지역의 트레킹 코스 '블루로드'를 활용해 트레킹 거점 마을 '뚜벅이 마을'을 조성하고 청년들에게 트레킹 체험과 지역 살아보기 체험을 제공해 청년 유입을 유도하는 영덕군. (사진=영덕군)/그린포스트코리아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으로 꼽히는 영덕군에 최근 터전을 꾸리는 20, 30대 청년들이 늘고 있다. 영덕군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색과 청년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성과다.

영덕군은 이러한 청년인구 유입과 함께 도시재생, 인구 감소 대책을 지속 연계해 지역소멸을 막고 더 활기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 걷고 싶은 청년들, '뚜벅이 마을' 찾아 정착

'뚜벅이 마을'을 조성하고 트레킹 행사는 물론 '뚜벅이 마을 살아보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영덕군. (사진=영덕군)/그린포스트코리아
'뚜벅이 마을'을 조성하고 트레킹 행사는 물론 '뚜벅이 마을 살아보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영덕군. (사진=영덕군)/그린포스트코리아

경상북도에 위치한 영덕군은 매우 심각한 인구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도시다. 영덕군의 인구는 2017년부터 연간 500명 이상 감소하는 추세로 올해 총 인구는 3만5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영덕군은 고령화도 심각하지만 이미 모든 연령의 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표적인 인구소멸 도시로 꼽힌다. 실제 지방소멸지수에서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데, 영덕군은 0.18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영덕군이 최근 인구소멸을 막는 대안을 제시하는 지자체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는 지자체들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영덕군을 찾을 정도다.

그 중심에는 영덕군이 조성한 ‘뚜벅이 마을’이 있다. 뚜벅이 마을은 영덕군이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조성된 마을이다. 영덕군은 해당 사업에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색과 사람들이 떠나며 발생한 유휴 건물들을 활용했다.

영덕군은 동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파랑길의 일부 코스를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른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부터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70km의 트레킹 코스를 일컫는다.

영덕군은 군이 보유한 해파랑길 코스를 블루로드로 명명하고, 트래킹 자원을 활용해 청년과 지역을 브랜딩할 수 있는 매개체인 ‘트레킹 거점’ 마을을 조성한 것이다.

영덕군은 지역 내 유휴 건물을 활용해 ‘덕스’라는 트레킹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 트레킹을 즐기고 싶은 청년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지역체험 프로그램으로 2021년 총 2272명(오프라인 109명, 온라인 2163명)이 뚜벅이 마을을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또 뚜벅이 마을은 트레킹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보는 체험을 통해 청년들에게 영덕군의 매력을 어필했다.

실제 영덕군 관계자는 “달리는 속도로 도시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이 걷는 속도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며 “걷고 싶은 청년들이 언제든 찾아와 걷고, 지역을 체험하는 마을이 뚜벅이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영덕군의 아이디어는 성공적이었다. 영덕군 뚜벅이 마을에는 2021년 5명, 지난해 4명, 올해 4명의 청년이 유입됐으며, 올해 지역살이 프로그램에는 1969명(오프라인 120명, 온라인 1849명)이 참여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트레킹 행사와 문화 행사를 통해 뚜벅이 마을은 트레킹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그동안 뚜벅이 마을은 행안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국비 지원을 비롯해 도비, 군비 등을 지원해 운영돼 왔다”며 “곧 트레킹거점 공간 ‘덕스’를 기반으로 자립해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청년활동과 지역 발전 융화, 도시 지속가능성 강화

지난 10월 '2023 청년 마을 페스티벌'에서 청년 자립 및 활력 지원부문 대통령 기관상을 수상한 영덕군. (사진=영덕군)/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0월 '2023 청년 마을 페스티벌'에서 청년 자립 및 활력 지원부문 대통령 기관상을 수상한 영덕군. (사진=영덕군)/그린포스트코리아

뚜벅이 마을 프로젝트 외에도 영덕군은 청년층에게 주거 공간을 지원하기 위한 ‘희망 이동식 청년주택’을 조성, 운영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한국해비타트,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업으로 추진된 해당 사업은 영해면 성내리에 10평 내외의 모듈형 조립식 주택 10호를 조성해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주거환경도 중요한데, 영덕군에 빈집이 많다고 하지만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아 해당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기금으로 조성된 희망 이동식 청년주택은 월 10만원으로 주거가 가능하며, 현재 나가고 들어오는 청년들이 많아 계속 만실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덕군은 지난해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 사업’으로 추가적인 주거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청년 행복 뉴딜 프로젝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 공유 오피스 ‘청년다오소’와 커뮤니티 공간 ‘청년모디소’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청년 중심 정책을 기반으로 영덕군은 ‘2023년 청년 마을 페스티벌’에서 청년 자립 및 활력 지원부문 대통령 기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많은 청년이 꾸준히 지역에 유입되는 것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며, “지역의 포용력과 다양성을 확대하고 청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청년들과 함께 살아가는 밑바탕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영덕군 관계자는 “청년이 유입되고 청년이 활동하는 것이 도시를 재생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청년 유입과 함께 지역 관광지를 조성하고, 지역을 브랜드화하는 도시재생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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