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기준원, 2023년도 ESG 등급 발표…B+ 이상 10% 증가
'잘하던 기업이 잘했다…B 이하 기업 반등 없어' 양극화는 심화

한국ESG기준원의 '2023년도 ESG 등급' 발표 결과, B+(양호) 등급 기업이 늘어났지만, B(보통) 등급 기업은 줄고 C, D등급은 유지되면서 등급 양극화가 심화됐음이 나타났다. (사진=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ESG기준원의 '2023년도 ESG 등급' 발표 결과, B+(양호) 등급 기업이 늘어났지만, B(보통) 등급 기업은 줄고 C, D등급은 유지되면서 등급 양극화가 심화됐음이 나타났다. (사진=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에 대한 성적표가 발표됐다. 27일 한국ESG기준원(KCGS)는 1049개사(상장 987사, 비상장 62사)을 대상으로 ESG경영 수준을 평가한 ‘2023년도 ESG 등급’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ESG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ESG 등급이 상승하며 평가 결과가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ESG경영에 대한 인식이 낮은 기업들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기업 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기업 ESG 수준 지난해보다 상향…상·하위권 격차도 커졌다

한국ESG기준원의 2023년도 ESG 평가 결과. (자료=한국ESG기준원)/그린포스트코리아ㅏ
한국ESG기준원의 2023년도 ESG 평가 결과. (자료=한국ESG기준원)/그린포스트코리아ㅏ

KCGS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의 ESG 수준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매년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등급을 평가·공표하고 있다. KCGS의 ESG 등급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금융사 지배구조(FG), 그리고 통합등급 부문에서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의 등급으로 분류한다.

27일 발표된 올해 ESG 평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 수준이 지난해에 비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SG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들의 경우 KCGS의 ESG 평가에 대한 대응 수준이 향상되면서 ‘B+(ESG 수준 양호)’ 등급 이상을 획득한 기업 비율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KCGS가 ESG 평가 기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강화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의 ESG 평가가 하락한 바 있다. 특히 B·C등급에 집중돼 있던 취약군의 기업들이 C·D등급을 받으며, 평균자체가 낮아진 현상을 겪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강화된 평가기준에 부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평균값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B+ 등급 이상을 차지한 기업은 32%에 불과했지만 올해 B+ 등급 이상을 획득한 기업은 42%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B 등급(ESG 수준 보통) 이하에 평가됐던 기업들의 성적은 크게 달라진 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B 등급 이하로 평가된 기업 679개사 중 약 85%는 올해도 B등급 이하에 머물렀다.

특히 대응 부문에서 비용 및 기술력 문제로 취약함이 두드러지는 ‘환경부문(E)’에서 대부분의 중소·중견기업들이 C, D등급에 머물렀으며, '사회부문(S)'에서도 상위권의 기업들의 최상위권 도약은 목격되는 반면 하위권 기업들은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KCGS는 “ESG를 적극 실천해 온 기업의 경우 전년 대비 평가결과가 상향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ESG경영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어 상·하위권 기업의 격차가 발생했다”고 평가하며 “상위권 기업의 비율이 증가 또는 유지됐으나 B등급 기업의 비율은 줄어 하위권인 C, D 등급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올해 ESG 우수기업…우수 기업은 유지, 신규 진입 14개사

올해 KCGS ESG 평가·공표 결과 통합등급 부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은 A+ 등급으로, A+ 등급을 획득한 기업은 HD현대건설, KB금융지주, 네이버, 포스코홀딩스, S-Oil, SK, SKC, SK가스,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롯데정밀화학,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신한금융지주, 한국지역난방공사, KT&G, 현대글로비스, 현대백화점, 현대위아 등 19개사로 나타났다.

이중 SK,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A+ 등급으로 평가됐으며, SK케미칼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A+ 등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ESG경영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이 있는 반면, ESG 부문의 리스크가 발생해 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도 있다. KCGS는 ESG기준위원회를 개최해 2분기와 3분기 ESG 등급을 조정했으며, 이후 7월부터 10월까지 확인된 ESG 위험을 반영해 12개사의 ESG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GS리테일의 경우 납품업체에게 판촉비용을 전가해 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사회부문이 A+ 등급에서 A 등급으로 하향돼 통합등급 역시 A+ 등급에서 A 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전·현직 임직원의 업무상 배임 혐의가 발생한 한국항공우주와 계열사 부당지원 및 특수관계인 사익편취에 대해 과징금 조치를 받은 SGC에너지는 지배구조(G) 부문 등급이 하락하며 통합등급이 B+로 조정됐다.

한편, KCGS는 ESG경영에 대한 기업들이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23년 평가의 기업피드백에 참여한 회사는 평가대상 기업의 51%(1049사 중 535개사)가 피드백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무자들은 ESG 평가에 대한 대응이 여전히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가 대상 기업의 한 ESG 실무 관계자는 “ESG를 평가하는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고 ESG 점수가 상이하게 나오기 때문에 대응이 어렵다”며 “기업의 ESG경영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ESG 평가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ESG 평가기관 역시 평가기준과 가중치 등을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결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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