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연산 5만 대 규모 합작공장 설립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SAPTCO 등과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계약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우디의 모빌리티 산업 전환을 기회로 삼고자 하는 현대자동차. 사진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 모습.(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계약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우디의 모빌리티 산업 전환을 기회로 삼고자 하는 현대자동차. 사진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 모습.(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이하 사우디)에서 대규모 계약과 협업체계 구축으로 중동 시장 진출 및 사우디 모빌리티 생태계 리딩에 나선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대규모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현대자동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작 계약,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Air Products Qudra), SAPTCO(The Saudi Public Transport Company)와 함께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를 연이어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계약과 업무협약으로 원유 중심의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사우디의 모빌리티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차, 사우디에 첫 생산 거점 짓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부터 25일까지 사우디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일정에 경제 부처 장관을 비롯해 국내 주요 대기업 수장들로 구성된 18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22일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는 양국 대표 경제인과 정부인사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사우디 투자 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난 11월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층 강화된 양국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양국 기업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경제사절단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총 46건의 업무협약 및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우디는 원유 중심의 경제체계를 벗어나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경제 대전환 계획인 ‘비전2030’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친환경, 모빌리티, 에너지, 첨단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46건의 업무협약 및 계약 중에서 가장 돋보인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이날 PIF와 CKD 공장 설립을 위합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차와 PIF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양사의 합작공장은 2024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하는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해당 공장건설에는 양사가 5억 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며 공장에 대한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하기로 했다.

해당 합작공장은 현대차의 첫 번째 중동지역 내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는 사우디 합작공장에 고도의 자동화 공정 및 지역 맞춤형 설비를 적용할 예정이다. 생산 제품의 라인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사우디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전기차 기술에 대한 현대차와 PIF의 협력이 혁신과 환경친화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는 “현대차와의 협력은 사우디 자동차 생태계 육성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합작투자는 사우디 자동차 및 모빌리티 산업의 가치사슬을 폭넓게 확장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 현대차,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도 힘쓴다

한편, 현대차는 같은날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어프로덕츠 쿼드라, SAPTCO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기관들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사우디 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에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동시에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를 위한 기술 서비스와 인적 자원 제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수소전기버스 실증사업 추진 ▲수소 모빌리티 관련 정부 지원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 기회 탐색 ▲수소 모빌리티 관련 공개 가능한 자료 등의 정보 교환 등이다.

특히 현대차는 수소 모빌리티를 SAPTCO에 판매 또는 대여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전기트럭을 수출하는 등 수소 산업과 관련해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차는 승용 및 상용 차량, 선박, 항공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한국의 중소, 중견기업을 발굴해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 사업 참여를 지원하고, 수소 모빌리티의 실증 데이터 수집에 참여한다. 또 인력 양성과 연구 등 수소 모빌리티 R&D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는 수소 모빌리티의 연료 보급을 위해 공급망을 확보하고, 수소 생산, 수소 충전소 건설 및 운영 등 생산부터 충전에 이르는 사우디 내 수소 사업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SAPTCO는 수소 모빌리티의 운영, 관리 및 차량 데이터와 운전자 피드백을 공유하고, 중장기적으로 SAPTCO의 보유 차량을 수소 모빌리티로 바꾸는 한편, 현대차를 우선 전략 파트너로 사우디의 전동화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는 ‘2060년까지 탄소배출량 0’이라는 목표로 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와 이를 활용한 모빌리티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6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를 방문한 우리 정부 대표단에 양국의 수소 분야 협력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사우디에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2대를 처음으로 수출하며 사우디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연 뒤, 2021년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대를 수출하는 등 사우디의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현대차그룹이 사우디의 세계적인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인 ‘아람코(Aramco)’와 ‘킹 압둘라 과학기술 대학(KAUST)’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희박 연소 엔진(Ultra Lean Burn Engine) 및 친환경 합성연료(e-Fuel) 공동연구 협약을 맺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번 기술 협력이 사우디 지역 내 수소 생태계 형성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무공해차 전환을 추진 중인 사우디의 움직임에 발맞춰 수소 모빌리티 보급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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